늙는다는 것은 새로 시작한다는 뜻 

'정체하지 않기 위해서 사람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스스로를 개혁하고 젊어져야 한다.'
 여든 살의 괴테가한 말이다.  
그는 여든 살의 나이에도 내면의 젊음을 누렸던 것 같다. 
그는 내적으로  정체하지 않고 세상일에 관심을 보였다. 
물론 젊었을 때와는 다른 방식을 통해서였다. 
젊어져야 한다는 말은  젊음에 맞추거나 젊은 척하라는 뜻이 아니다.  
자신 안에 흐르는 내면의 원천을 기억함으로써 내적 젊음을 유지하라는 뜻이다.  
젊어지지 않는사람은 정체한다.  내적으로 굳어져서  나무토막과 같이 딱딱해진다.  
생명력과  유동성이 사라지고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다.
   
한편 노년은  인생의 활동적 단계가  끝났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것은 주로 퇴직과 함께 일을 그만둘 때 확연하게 느낀다. 
노년이 활동적 삶에서 관조적 삶으로의 매끄러운 이행을 의미하는 경우도 많다. 
노년은 이전 상태의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우고  자신, 주변, 세상의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새로운 시작을 하려면 이전의 삶에 작별을 고해야만 한다. 
만일 퇴직 후에도  직장에서 가졌던  일과 위상에  연연해한다면 
정체되고 마비된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일을 놓아야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새로운 삶 속으로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삶은 새로운 일일수도, 노년에 새로운 형태를 띠는 성숙의 과정을 의미할 수도 있다.  
노인들은 자신의 삶이 유한하다는 것을 체감한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적극적이고 의식적으로  삶을 가꾸며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것에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