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삶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인생이란 홀로 걷는 쓸쓸한 길이라지만 

내 남은 삶 동안 걷게 될 길목에서 

나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그런 친구 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옆에 있기만 해도 

편해지는 사람 있다면 그것은 행복이라고 

많은 이들이 믿어지지 않는 말을 해왔었지만 

지금은 내게 그런 사람이 내 곁에 있었으면 하는 

솔직한 바램일 것입니다. 



고단하고 힘든 날 지친 나 자신에게 살포시 다가와 

따뜻한 미소를 풍기며 빨아들일 듯한 호수처럼 

맑은 눈동자로 나를 감싸 안으며 등을 토닥여 줄 

다정한 사람이 있다면 우리 삶은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시각 고개를 숙이고 머리를 조아립니다. 

온갖 고통과 슬픔을 당해도 부족한 날 탓하지 않고 

오히려 내게 다가와 더 많은 위로와 사랑을 주시는 

그 한 분이 계시기에 나는 오늘도 내일의 희망을 가지고 

오늘의 기쁨을 찾게 해주십시오 라고 기도 드립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수많은 재물들도 

내 마음 가득 채우지 못하였는데 

보이지도 않는 그분에게 머리 조아릴 때 

기도 속에서 채워지는 신비를 체험하며 

결코 지금의 내 삶은 가난하지 않다고 

결코 내 삶은 불행하지 않다고 느껴옵니다. 



기쁜 날 보다 힘든 날에 더 그리워하는 

이기적인 나이지만 불현듯 찾아가면 

그냥 사랑으로 보듬어주시는 그분...... 

그분은 내가 평생을 마음으로 만나다가 

어느 날 홀연히 티끌이 되어 바람 속으로 

사라 흩어지는 죽음에 이르러도 

나의 죽음 속까지 함께 해주실 

소중한 분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남아 있는 내 삶에 미련을 버리고 

그분 안에서 날개를 달고서 하늘높이 

훨훨 날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시간 조용히 성호 그으며 

내 남은 삶의 길목에서 단 한 분이신 

그분을 만나기 위해 침묵 속에서 

당신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