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전히 자라고 싶어 한다   

  

노년이 되어 인생을 돌아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과연 그럴 가치가 있었을까?  

내가  얻은 건  뭔가?  내 꿈은 어떻게 된 건가?"  

이렇게 인생의 결산을 내보는  일은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다.  

즉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문제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리고 스스로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이다.  

노력한 만큼 가치가 있었는지에 대한  답을 할 때는 너무 결과 위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뭔가를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가치 있는 일이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만일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면 교사로서의 임무를 얼마나  양심적으로 

수행했는지가 중요하지 일류대학에 간 제자들이 몇 명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학생들이 선생님의 관심과 배려를 느꼈다면 그 선생님이 가르친 과목의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다고 해도  교사로서 그 인생은 충분히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자녀들에 대해 생각할 때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해야 한다. 

자녀들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모습으로 성장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로서 자녀에게 심어준 씨앗이  언젠가는 자녀에게서 싹을  틔우고 

모양이야 어떻든  열매를 맺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인생에서 이룬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할 때도 외적인 결과에 

치중하지 말아야 한다.  내가 한 일, 내가 산 삶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바로 이것이내가 이룬 것이다.  내가 나에게로 온 것이다.  

나는 나라는  목표지점에 도달했고  나의  진짜  존재를 만났다. 

이제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 모습을 볼 차례다.,

 
   

노년기에 든 사람들은 유년기나 청소년기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대가족을 이루고 싶은  꿈을 가진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결혼에 실패하거나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꿈이 깨진 것은 아니다.  

단지 의도했던 구체적 실행이 따르지 않았을 뿐  꿈의 본질은  그대로 살아있다.  

예를 들어 대가족의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이 직업적 만남이나 친구 혹은 우연한 만남을 통해 

알게 된 뜻이 맞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다른 형태의 가족을 느낀다면 그  꿈의 본질이 되살아날 수 있다.  

네게는 자녀가 없지만  나를 통해  인생을 배운 사람은 많다. 

 

이런식으로 내 삶은  열매를 맺는다.  

꿈을 펼치지 못했다는 생각이든다면 구체적인 꿈의 형상 뒤에 어떤  본질이 숨어 있는지 

잘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  그 꿈의  본질은 여전히  되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그 꿈이 가리키는 삶과 만나보라. 그 삶은 여전히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 

그리고 펼쳐지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와서 대가족을 이룰 수는 없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들 수도 있고 마음을 열고 타인을 받아 들일 수도 있다. 

꿈이 무엇이였든 오늘 다시 그 꿈을 꾸자.  꿈을 꾼다고 해서  현실을 기피하라는 것이 아니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제까지 살아온 인생과  마음속 꿈의 본질이  만나는  교차점을 찾으라는 말이다.  

이제까지 살아온 날들은 중요하다.  그것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이제 지금의 내 모습과 내 꿈을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내 마음을  생의 에너지로  

그득하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