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충분히 쓸모 있는 존재   
 

때때로 이렇게 묻는 노인들이 있다. 
'다시 쓸모 있는 사람이 되는 방법이 없을까요?' 
이 질문에 나는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그런 생각은 마음을 천 길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그리고  자존감에도 심각한 상처를 줍니다.  
절대로 효용성에 따라,  즉 내가 무슨 일을 다 할 수 있는지에 
따라 스스로를  판단하지  마십시오.  
일을 하고 싶다면 체력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찾으십시오. 
교구나 소속된 모임,  아니면 우리 주위에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일은 아직 타인을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는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해줍니다.  
만일 건강상의 이유나 내적 여력이 없어 타인을 위한 
일을 할 수 없다면 그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내 어머니는 눈이 거의 보이지 않게 되자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일을 했습니다.  
먼저 자식과 손자 손녀들을 위해 빌고 
라디오나 텔레비전에 나온 불행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런 기도 속에서 어머니는 쓸모있는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병든 와중에도 타인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병동에 누워 있는 우리 수도회의 형제들은 오후가 되면 
자발적으로 모여 묵주기도를 올립니다.  
우리 공동체와  온 세상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들은 이런 활동 속에서 스스로를 가치 있게 느낍니다. 
세상에 아직 그들이 할 일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외부적인 성과를 내오지 못하더라도  타인을  위해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기도가  타인에게 축복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노년의 기술 (안젤름 그륀 신부 지음, 김진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