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하는대로   

깊은 숲 속을 걸어가던 어떤 사람이 한쪽 다리를 잃고 
절뚝거리는 여우를 보았다.
그는 여우가 그 험한 숲 속에서 어떻게 먹이를 구해 살아갈까 궁금했다.
그 때 호랑이 한 마리가 사냥한 먹이를 물고 나타났다.
호랑이는 먹고 싶은 만큼 배불리 먹더니 나머지를 놔두고 사라졌다. 
그러자 여우가 나타나 호랑이가 남겨둔 고기를 먹었다.
다음날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는 하느님께서 이렇듯 여우를 먹이시는 것에 경탄하면서 
'하느님께서 나에게도 먹을 것을 주실테니 
나도 쉬면서 그분을 믿고 기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며칠을 그 자리에 앉아 기다렸지만 먹을 것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갈수록 허기만 심해졌다.

그 때 이런 음성이 들렸다.
"너는 잘못하고 있다. 여우가 하는대로 하지말고 호랑이가 하는대로 해라"

-  안토니 드 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