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게 하소서  

주님, 수백 번도 더 당신께
인내의 은총을 주십사 청합니다.
그 은총을 기다리는 데도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무엇 하나 그렇지 않은 것이 없듯이
참을성이 하루 이틀 사이에
몸에 밸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주님, 대자연의 법칙과 리듬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싶습니다.
곡식에는 햇볕이 필요하고 
인간에게는 잠이 필요하고 
응답을 하기 전엔 
잠시 숙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아이가 태어나려면
열 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게 하시고
투덜거리지 말고
자연이 이루는 무르익는 시간을 
받아들이게 하소서.

주님, 제가 만든 세상이 아니라
당신이 창조하신 피조물 안에서
살아가게 하소서.
당신의 피조물 안에서 제가 손해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주님, 하루하루와 계절들의
권태롭지만 값진 이 법칙을 사랑하는
은총을 주소서.
과일과 말씀을 익게 하는 
끊임없는 성숙의 시간을 사랑하게 하소서.
인내로이 기다릴 줄 아는 은총을 주소서

뤼시앵 페르파공, 20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