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못해
포기 못해  
“어느날 한 할머니가 본당신부를 찾아와서 말했습니다.
신부님 저는 하느님을 봤어요. 본당신부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그 이후로 그 할머니는 주일마다 찾아와서 하느님을 뵈었다면서
본당신부와의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면담요청이 잦아지자 본당신부는 약간은 귀찮아 졌습니다.
그래서 꾀를 내서 할머니에게 말하였습니다.
‘할머니 제가 부탁이 하나있는데 또 하느님을 뵙거든
이 본당신부의 죄가 무엇인지 꼭 물어봐주십시오’
본당신부는 만약 할머니가 그저 노망으로 하는 소리면 이 숙제(?) 때문에 자기를 다시 찾지
않을거라 생각했고, 자신의 죄를 맞춘다면 정말로 하느님을 만난 것으로 인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 후 몇주는 할머니는 더 이상 면담을 요청하지 않았고 신부는 할머니의 노망으로
생각하고 그 할머니와의 면담을 잊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주일날 할머니는 본당신부에게 또 찾아와서 하느님을 만났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본당신부는 그 할머니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할머니, 그럼 제가 부탁한 것은 물어보셨나요’ ‘물론이지요. 신부님’ ‘뭐라하신던가요’.
그러자 할머니는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답니다.
“나는 벌써 그의(본당신부)죄를 잊어주었다”
정말로 나를 사랑하여서 나를 절대로 포기안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제일 더럽고 모자란 부분까지도 함께하면서도 나를 사랑하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세상 모든 사람이 나를 욕해도 나를 향한 마음을 접지 않고 내곁에서 나와 함께하기를 원하면
나를 기다려주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의 죄와 모자람보다 더 크게 나를 믿어주고
때로는 묵묵히 때로는 사랑으로 다가오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혹자는 사순절은 사십일간의 피정이라고 말합니다. 맞지요. 그것도 맞구요. 저는요.
사순절은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한발한발 내딛는 하느님의 발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려고 오히려 내 죄와 함께 하시고 나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인양 대신 십자가를 지시는 분.
피눈물을 흘리시면 한발 한발 우리를 향한 사랑의 발걸음을 내딛으시는분.
그 발걸음은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포기함이 없으신 그분의 마음입니다.
골고타를 오르시는 예수님께 이 사순절에는 물어보고 따져보세요.
“주님 저를 위해서라면 그만하세요. 사실 어떤 때는 주님이 안계시면 더 편할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하는게 저랍니다.
주님 따라 가는게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절 그냥 냅두시고요, 딴일하세요. 부담스러워요.”
그때마다 예수님은 딱 잘라 말하실거에요
[군종교구 홍성학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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