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지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철저하게 고독을 체험한 예언자였습니다.
그는 평생동안 하느님의 말씀 때문에 소외되었고 홀로 고독하게 머물 수밖에 없었으며
반대의 표적이 되었습니다. 예레미야의 다정다감한 성품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야 했던 것이 그의 고독이었습니다. 따라서 예언자가 선포한 말씀 뿐 아니라
그의 생애 자체가 하느님의 메시지입니다. 예레미야는 새로운 계약을 예고하기에
앞서(31,31-34) 자신이 먼저 마음으로 내적인 종교를 살았습니다.
예레미야의 인격적 종교생활은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종교의 가르침을 심화시켰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마음과 콩팥을 꿰뚫어 보시는 분(11,20)이요,
각자의 행실대로 갚아주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이 베푸시는 우정은 인간의 거짓스러운 마음의 소산인 죄 때문에 끊어집니다.
거짓말이 모든 죄의 뿌리란 것을 예레미야만큼 강조한 사람은 없습니다(4,4 ;17,9 ;18,12).
예레미야는 율법을 내면화하였습니다. 그는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삶을 변혁시키기
위해서는 마음이 회개가 없는 제도적 개혁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깨달아
인간의 개인적 인격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최후까지 고통스러운 삶의 길을 걸었던
예레미야는 이사야서 53장의 '고난받는 야훼의 종'으로써 수난의 예수를 포함합니다.
그는 참으로 병적이라고 할만큼 하느님의 말씀에 사로잡힌 자였고,
그 말씀을 전하여 사람들을 야훼께 돌아오게 하려고 일생동안 고심했던 사람입니다.
가장 고독했던 인간, 고뇌의 사람인 그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을 때 망설이며 주저했고,
때로는 거절하며 하느님께 사정하다가도 일단 그 말씀이 맡겨지면 혼신의 힘을 다 기울여
사명을 수행하였습니다. 불만을 토로하고 버티어 섰고, 그러면서도 마침내는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말씀의 봉사자였습니다.
그의 고통스러운 생애 자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십자가'의 메시지입니다.
이 십자가는 '기적을 요구하는 유다인들에게는 비위에 거슬리고, 지혜를 찾는
이방인들에게는 어리석게 보이는(1코린 1,18-25)'것입니다.
그러나 이 십자가의 복음이야말로 '믿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느님의 능력(로마 1,16)'입니다. 예레미야의 예언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고,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새로운 계약은
매일의 미사성제 때마다 오늘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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