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1 명칭 및 개요
바오로 서간집의 마지막으로 꼽히는 히브리서는 다른 서간들과 달리 발신인이나
수신인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시작인사도 없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에게(Pros Hebraius)'라는 책의 명칭도 2세기경부터 붙여진 것인데
누가, 어떤 근거에 의해 붙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신약성경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유다계 신자들을 위해 쓴 것으로 보고
그같은 제목을 붙였으리라 짐작됩니다. 편지라기 보다는 논설집이나 강론집에 가까워
보이는 이 서간의 시대적 배경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유다이즘으로 빠져들 위험이 컸고,
이방인 신자들에게서 초기 그리스도교적 열성이 식어가고, 박해의 위험 때문에
배교의 가능성이 컸던 시기였다고 봅니다. 그러므로 이 서간은 교리를 설명하는
첫 부분에서 신약이 구약을 초월한다고 설파합니다. 즉 구약의 대사제와
천상적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비교하면서, 시종일관 그리스도는 율법의
완성자이시오 종결이시라는 사상을 강력하게 논술하고 있습니다.
2 독자 및 저자
히브리어서가 비록 구약의 제사, 성전, 대사제직 등 유다인의 예배를 상세히 묘사하고
있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설교)'라는 명칭이 더 타당합니다.
왜냐하면 히브리서는 '히브리인들'이나 '유다인들',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호칭이
나타나지 않고, 유다인들의 주관심사인 할례에 대한 암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초대교회 때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는 누구나 자신들을 새 이스라엘로서 축복과
약속의 상속자(갈라 6, 16 ; 1코린 10, 1 ; 1베드 2, 9)로 이해하였으며, 구약성경를
인용하여 그것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부들은 초기 그리스도교 전승을 따라서
이 서간의 필자를 바오로로 보고 히브리서를 바오로 서간의 맨 끝에 배열하였습니다.
그러나 히브리서는 그 내용의 전개, 그리스어 문체의 뛰어남, 문학적 역량 등으로
볼 때 바오로가 저술하였다고 보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아울러 저술장소와 연대도 역시 불확실하며 다만 기원 100년을 전후로 쓰여졌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입니다.
3 문학적 특성
① 히브리서에 사용된 언어나 문체 및 구조 등은 대단히 세련되었으며 사상과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문학적 관점에서 보아 신약성경 중 가장 훌륭한 작품입니다.
② 히브리서는 편지라고 하지만 실제로 편지 형식으로 된 부분은 13장 ; 19,22~25뿐
입니다. 그밖에는 서론(1,1~4)부터 시작하여 책 전체가 설교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2,2 ; 5, 11 ; 6,4~9) 히브리서를 글로 씌어진 설교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맺음말에 가서 편지 형식으로 결문을 취하고 있지만 이 부분도 후대에 첨가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4 신학적 특성 및 교훈
① 그리스도의 사제직 :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해 명시적으로 말하는 유일한
성경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의 신임을 받으신 분(3 ~ 6장), 하느님께로부터
멜키체덱의 사제 직분을 잇는 영원한 대사제로 임명을 받으신 분이십니다(5, 5 ~ 6).
동시에 그분은 우리 인간과 같으신 분이며 약하고, 고통받으셨고, 눈물 흘리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인간적 고통들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통하여, 단 한 번의 죽음으로
우리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② 그리스도론 : 히브리서는 구약성경을 토대로 그리스도론을 전개한 첫 번째 작품입니다.
저자는 구약성경을 그리스도의 신분과 직무를 계시하는 신앙의 원천으로 소개합니다.
구약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 실체의 불완전한 상상이며 그림자에 불과합니다
(8, 5 ; 9, 9 ; 10. 1).
③ 그리스도인의 생활 :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의 사제직을 설명하는 가운데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신앙인들의 생활지침을 제시함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자들의 생활을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천상 지성소로 들어가는 전례적인
순례 행렬(4, 16 ; 12, 22)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 나아가(4, 6)
찬미의 제사를 드리도록 초대를 받았습니다(13, 15 ~ 16).
그러므로 신자들은 계시된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고 다르며,
시련 중에 인내하고, 거룩하고 경건한 생활, 선행과 사랑의 실천으로 부르심에 맞갖는
완전한 생활을 영위해야 합니다.
| 
히브리인들에게 보낸 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