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 혼인성사

1)결혼은 성소(聖召)이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구원과 하느님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당신 백성들 
중에서 어떤 이들을 특별히 부르시어 보다 완전한 봉사를 요구하십니다. 
이러한 부르심, 즉 성소에 응답하여 하느님 백성과 세상에 봉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성직자, 수도자들입니다. 
이러한 성소는 성직자, 수도자에게만 국한하지 않으시고 특정한 남녀를 
부르셔서 부부로 인연을 맺게 하시어 그들의 봉사로 이웃과 이 사회에 
복음적 향기를 풍겨 당신을 증거케 하시고 자녀의 출산과 양육으로 
하느님 나라를 건설할 시민을 성장시키도록 원하십니다. 
그러므로 두 남녀의 결합은 하느님의 특별한 섭리로 이루어지며 
그 섭리의 뜻을 본인들은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부의 결합은 생명의 전달과 교육,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탄생이라는 
차원에서 부르심, 즉 성소입니다.

2)혼인의 특성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혼인을 '사랑의 공동체'라고 부르며 
혼인의 목적과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부부생활과 부부애로 깊이 맺어진 공동체는 조물주 친히 제정하셨고 
조물주 친히 그 법칙을 주셨으며 결혼 당사자도 철회치 못할 
인격적 동의의 계약으로 성립된다. 
혼인 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을 받아 쓰는 셈이다. 
따라서 남편과 아내는 혼인 계약으로써 '이미 둘이 아니요 
한 몸이 되었으니' 인격과 행위의 깊은 결합으로 서로 도와주고 서로 
봉사하며 이로써 자신들의 결합의 의의를 체험하며 날로 더욱 깊게 한다. 
이 깊은 일치는 인격과 인격의 상호 교환이므로 부부의 완전한 신의와 
그 일치로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을 강조한다(사목헌장 48항)."

(1)부부애 : 혼인 계약으로써 한 몸이 된 부부의 사랑은 
고귀하고 성스러운 것입니다. "주께서는 이 사랑을 당신의 은총과 
특별한 은혜로 고쳐 주시고 완성하시고 높여 주셨다(사목헌장 59항)."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적 부부애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결실을 내는 인간의 순수한 
사랑이 되고 애덕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가톨릭의 혼인은 단일성을 요구합니다. 
즉 결혼에 있어 일부일처제 이외에 일부 다처제나 일처다부제는 있을 수 없습니다.

(2)사랑의 열매 : "혼인과 부부애는 그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한다. 
과연 자녀들은 혼인의 가장 뛰어난 선물이며 부모의 행복에 크게 이바지한다
(사목헌장 50항)"고 자녀의 뜻을 말하고 있습니다. 
실상 부부에게서 태어나는 자녀들은 혼인의 축복이며 사랑의 열매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랑으로써 인간을 창조하셨으며 
오늘도 그 사랑의 창조사업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또한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는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자녀를 
낳을 수 있게 하심으로써 당신 사랑의 창조사업에 참여케 하십니다. 
그러므로 부부는 "인간의 생명을 전달하고 교육하는 것을 부부의 고유한 
사명으로 알아야 한다.  부부는 이 의무수행으로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사랑에 
협력하며 말하자면 그 사랑을 해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사목헌장 50항)"고 
누구에게나 고백할 수 있어야 합니다.

(3)풀릴 수 없는 계약 : 혼인은 서로 부부가 되겠다는 계약과 취소할 수 없는 
동의로 자유로이 자신을 서로 주고받은 것이며 이것으로 혼인이 성립됩니다. 
"그러므로 신자 부부는 하느님 사랑에 기인하는 갈림없는 사랑으로 
혼인인연을 더욱 깊게 맺도록 노력하며, 하느님의 사랑과 인간의 사랑을 
합치시켜 행운과 불운을 가리지 않고 몸과 마음으로 서로 신의를 지키도록 
힘써야 한다(혼인예식서 3항)."

3)가족 계획과 자녀 교육 

결혼한 부부는 서로의 건강과 경제적인 사정 등을 고려하여 
자기 가정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자 부부들은 산아조절에 있어서 하느님의 법을 해석하는 
교권(敎權)이 금하는 방법, 즉 모든 형태의 인공 산아제한법을 거부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금하는 것은 그 방법상 그릇됨을 금하는 것이지 
가족계획 자체를 금하는 것은 아닙니다. 
부부행위는 자녀의 출산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사랑의 표현으로써 행하기도 하므로 신자 부부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자녀들을 조절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합니다. 
"가정은 보다 풍요한 인간성을 길러내는 학교와 같다. 
그 생명과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부의 다정한 마음의 일치와 
상호협의가 필요하고 자녀교육을 위한 부모의 쉴 줄 모르는 협력이 요구된다. 
자녀교육에는 아버지의 적극적인 간여가 대단히 유익하다. 
그러나 특히 어린 자녀들이 필요로 하는 가정에서는 어머니의 돌봄이 
보장되어야 한다(사목헌장 52항)"는 말에 명심하며 "따라서 부모들 자신이 
솔선수범하고 가정적 기도생활을 실천한다면, 자녀들과 집안에 함께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인간적 완성과 구원과 성화의 길을 더욱 쉽게 
발견할 수 있으리라(사목헌장 48항)"는 권유를 실천해야 됩니다. 
바로 이러한 결혼 생활일 때에 성소를 받은 결혼생활의 완숙이 이루어집니다. 
산아제한과 산아조절은 크게 다릅니다. 
태어나는 아기를 제한할 권리는 본래 사람에게 없으며 
부부의 제어력으로 하는 조절은 덕스럽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