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시대의 신앙생활

우리 순교자들은 단 한번의 성사(聖事)를 받기 위해 신부님을 평생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했으며, 단 한번의 미사참례를 위해서 수 백리 험한 산길을 걸어가야 했고 
남들이 잠든 한 밤중에야 비밀리에 미사참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열들은 대부분이 박해의 손길을 패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었고, 
또 어떤 이는 같은 동네 사람들이 행하는 미신행위에 섞이지 않기 위해 온갖 희생을 
무릅쓰고 가족들을 이끌고 분연히 깊은 산골로 이사해서 살았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순교자들은 박해시대에 깊은 산 속에 교우 촌을 형성하고 살았습니다. 
이러한 교우 촌은 비록, 가산이 적몰되어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렸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상태였지만 교우들끼리 서로 돕는 이웃사랑이 넘쳐흘러 
거기에는 평화와 행복이 깃들어 있었습니다.

그들끼리 아침저녁 함께 기도하고, 같은 생업에 종사하며 서로 돕고 사는 모습은 
마치 사도행전(2,44～47; 4,32～37)에 나오는 초대교회 공동체를 방불케 했었습니다. 
이때 보여준 이웃 사랑의 실천은 주위의 외교인들 까지 감동케 하여 
입교의 동기가 된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박해가 모질고 희생이 크면 클수록 믿는 이들의 수는 오히려 늘어났던 
놀라운 사실을 우리는 한국 교회사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사이버 사목부 3217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