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자유를 봉헌하심  

인간이 하느님께 죄를 저지른 뒤에 서로 끊어진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옛날로 돌이킬 중대한 임무를 띤 구세주께서는 
모든 점으로 보아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이라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분은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아버님이시고 
인간을 어머니로 모시며, 세상에 태어나시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성자를 잉태하실 어머님은 정결한 동정녀이고, 
또한 하느님만을 열렬히 사랑하는 분이라야만 되었습니다. 
"홀로 불사불멸하시며 다가갈 수 없는 빛 속에 사시는 분 
어떠한 인간도 뵌 일이 없고 뵐 수도 없는 분이십니다(1티모 6, 16)." 
바로 이런 자격을 갖추시고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고 
계신 분이라야 했습니다. 
그분은 곧 성모 마리아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자유를 누리도록 인간을 창조하셨으니, 배필로 간택하신 
동정녀일지라도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찌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께 향한 마음을 열고 언제나 성의껏 따르려는 
의지를 가졌었고, 또한 천사에게 그 뜻을 확실히 말했습니다. 
이리하여 성령의 능력으로 구세주가 마리아의 태중에 잉태되셨으며, 
하느님의 유구한 계획, 즉 구속의 대사업이 시작되었던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사이버 사목부 3217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