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에 복주머니를 파는 할머니가 살았어요. 
할머니네 가게에서는 늘 달달거리는 소리가 들렸지요.

“아이고 허리야, 오늘도 네가 많은 일을 해 주었구나. 고맙다.” 

할머니는 재봉틀을 어루만지면서 말씀하셨어요. 
골목 안 할머니네 가게에는 
사탕주머니, 안경주머니, 구슬주머니, 보석주머니, 
온갖 주머니들이 벽에 올망졸망 걸려 있었지요. 

“할머니, 꽃씨 주머니 주세요.” 
“오냐, 조금만 기다리렴.” 

할머니는 꽃송이처럼 생긴 주머니를 정성껏 만들어 주셨지요. 

“할머니, 도시락 주머니 주세요.” 

할머니는 뽀송뽀송한 솜을 넣고 누벼서, 
도시락 주머니를 만들어 주셨어요. 
그래서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었지요. 
어느 가을날 밤이 였어요. 
하늘에 총총 떠있는 별들이 반짝이기 시작했지요. 

“옛날엔 이맘때면 이야기 주머니가 많이 팔려나갔는데..” 

할머니늘 별을 보자 순간 오래전에 일들이 떠올랐어요. 
그때 순이가 할머니의 복주머니 가게로 문을 열고 들어섰어요. 

“우리 순이 무슨 주머니를 줄까?” 

순이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둘째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르켰지요. 

“옳아, 우리 순이가 주머니에 저 별을 담고 싶은 게로구나.”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는 순이를 보고 빙그레 웃으시고는 
재봉틀을 달달거리고 새 주머니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 자, 됐다. 어때 마음에 드니?” 

순이른 또 고개를 끄덕였어요. 
문밖으로나온 순이는 할머니가 만들어 주신 주머니를 열어보았어요. 

“야, 별이다!” 

순이의 목소리는 기운이 넘쳤어요. 
아 참! 이건 비밀인데요,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것은 
별이 아니라 거울이였어요. 
거울에 별들이 비쳐서 반짝반짝 빛이났던 거예요. 
이때부터 할머니가 만드신 주머니에는 
무엇이든지 담을 수 있다는 소문이 온 마을에 널리 퍼졌어요. 

“주머니 할머니는 정말 요술쟁이셔, 무엇이든 담을 수 있잖아.” 

하지만 이 복주머니는 아무나 살 수 없었어요. 

“히히히 내복을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는 않아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겨두어야지. 히히히” 

이런생각을 하는 욕심쟁이 영감에게는 
복주머니를 팔지 않았으니까요. 

“음. 쯧쯧쯧, 복주머니의 뜻을 바로 알아야지 복을 담아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는게 복주머니인걸 
사람들은 왜 모르누.” 

그 후로 할머니가게에는 
언제나 행복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대요. 

-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