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친 근심은 본성을 그르친다 옛날 기杞나라의 어떤 사람이 매일 집에 틀어박혀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걱정하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밤 그는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 저 문제로 근심을 하다가 문득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을 보고 갑자기 다른 걱정에 휩싸이게 되었다.
걱정이란 다름 아닌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지?"
걱정은 꼬리를 물었다.
"세상 사람 모두 깔려 죽게 될 거야. 그가 착한 사람이건 악한 사람이건 상관없겠지.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정말 무서운 일이야."
날이 갈수록 초조감과 두려움으로 걱정이 쌓여 갔다.
밥을 굶기가 일쑤였고, 잠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그는 하루하루 근심으로 몸이 야위어 갔다. 친구 하나가 소식을 듣고 달여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은 공기가 쌓인 것뿐으로 공기가 없는 곳이란 있을 수가 없지.
몸을 구부렸다 폈다 하는 것도 언제나 하늘 속에서 하고 있는 셈이니
하늘이 무너진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네"
"하늘이 정말 공기가 쌓인 것이라면 일월성신 같은 것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일월성신 역시 쌓인 공기 속에서 빛나고 있는 것이니 설혹 떨어진다고 해도 사람이 맞아서
다치는 일은 없을 걸세"
"그렇다면 대지는 왜 파괴되지 않지?"
"대지는 흙덩어리가 쌓인 것뿐이라네. 그것이 사방에 꽉 차서 세상에 흙이 없는 곳이 없지,
그래서 우리가 그 위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친구의 말을 듣고 잠시 위안을 삼기는 했으나 친구가 돌아가자 다시 근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하늘이 여전히 높이 걸려 있었고 하늘이 무너지면 큰일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의 충고로도 그의 걱정을 막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결국 그는 끊임없는 걱정과 근심에 휩싸여 살다가 하늘이 무너지기 전에
자신의 건강이 먼저 무너져 곧 세상을 떠날고 말았다.
◆ 모든 일에 근심을 하고 부지런한 것이 미덕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성정을 헤치게 된다.
담백한 성품은 고상한 기풍이지만 지나치게 맑고 깨끗하면
사람을 구제하고 이롭게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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