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8 이름: 율리아나

노력하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   한여인이 잔뜩 근심 어린 얼굴로 신부님을 찾아왔다. "신부님! 저는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어요. 새로운 삶을 살고 싶지만 늘 작심 삼일이어서 새해에 세운 계획도 지금은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신부님은 여인의 말을 듣고 창고로 가더니 먼지가 뽀얗게 내려앉은 낡은 소쿠리를 들고 나왔다. 신부님은 그 소쿠리를 여인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유는 묻지 말고 여기에 물을 가득 담아 오시기 바랍니다." 구멍이 숭숭난 소쿠리에 물을 담아 오라는 말에 여인은 어리둥절했지만 이내 신부님의 말씀을 따라 우물로 향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소쿠리에 물이 담길 리 없었다. 여인은 다시 돌아와 신부님에게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쿠리를 내밀었다. 그러자 신부님은 이렇게 말했다. "소쿠리에 물을 담지는 못했지만 소쿠리의 먼지는 깨끗이 사라졌지요? 마음먹은 대로는 안 되어도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려고 노력하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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