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017 이름: M.클라라 2009/3/6(금) 조회: 370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  신부님께. 사순 시기를 맞아 애덕을 쌓는 생활을 하자는 결심으로 그 동안 쌓여 있었던(?) 감사하는 마음을 풀어 봅니다. 알 수 없는 끌림으로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천주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학교 앞 프란치스코 수도원 성당에서 우연히 주웠던(?) '천주교를 알려드립니다' 소책자에 나와 있던 인터넷 교리 사이트를 방문하게 되고 가족 중에 신자가 하나도 없는데 천주교회 이름으로 우편물이 오게 된다는 것이 좀 부담스러웠지만 용기를 내서 신청을 했고... (지금은 대놓고 인터넷 성물, 도서 쇼핑에 모 성서 묵상 월간잡지까지 정기구독 합니다만 -_-;;)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쭈욱 예비신자 교리를 밟고 있습니다. 사실 다 끝날 때가 되었는데, 본당 세례식이 5월이기 때문에 미리 끝내면 혹시 인터넷 교리는 과정이 너무 짧다고 타박이라도 들을까봐, 마지막 만남만 남겨 두고 버티고 있습니다. 4~5월달쯤 날짜가 찍힌 수료증을 받으려고요. 솔직히 거칠게 말해서 성당 다니면서 드럽고 치사한 일도 많이 보았습니다. -_-+ 다 저의 부족함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디나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완벽할 수는 없고, 나보다 나은 사람들만 있을줄로 이상적으로 바라면 안 되는 것인데, TV에서 본 천주교회와 현실에서 살아가는 천주교회 사이의 차이를 제가 아직 덕이 부족해서 못 좁히고 있습니다. 그냥 저의 감정대로만 했으면 발길을 끊을 만한 계기가 여러 번 있었건만 여기에 남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을 참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신부님 말씀대로 영세 받기 전에는 원래 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건가 봅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아무 자료나 신자들의 입소문만 듣다 보면 천주교에 진리가 있긴 있는가, 천주교가 믿는 하느님이 사랑의 하느님이 맞긴 맞는가 회의를 느끼고 그 의문에 대한 답도 못 얻을 때가 많은데(그렇게 도발적인 말을 하는 사람일수록 끼어들어서 질문을 하면 '왜 무조건 믿어야 할 것을 못 믿고 불만이냐?'는 타박만 하기 십상이니까요.) 그러던 중에 여러 가지의 책이 저에게 좋은 지침이 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신부님이 안 계셨더라면 제가 여기에 남아 있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저같이 우둔하고 쓸데없는 잡생각이 많은 사람도 공감할 수 있게 밀도 높은 내공으로 모든 궁금한 것들에 대해 통찰을 전해 주시니 정말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딱딱하게 '천주교회가 무조건 유일한 진리다, 너는 무조건 여기에 들어오고 싶어서 어쩔 줄 몰라야 한다' 하는 권위적인 가르침이었다면 아마 저는 5만남에서 입금하고 회원가입하기 전에 돌아섰겠지요. 그런데 언제나 새로운 공감과 깨달음을 얻고 위안할 수 있는 가르침을 주시니까 제가 흔들리더라도 떠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부님을 알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는 것을 생각하고 감사드리면서 방명록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홈페이지의 좋은 글들을 통해 계속 저같은 우민에게 새로운 통찰을 전해 주시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부족한 인터넷교리 제자 윤진영 드림. ps. '부적절한 단어가 있어 글 등록이 거부되었습니다'가 떠서 좀 애 먹었습니다. 어느 단어가 '부적절한 단어'인지 알아 내기 위해 한번에 한 문장씩 글을 올리면서 수정하는 고난도의 수작업(?)을 해 보았는데 끝까지 어느 단어가 문제인지 찾아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예전에 어떤 게시판은 '돈과 명예를 좇는(추구하는) 삶은...'이라고 썼다가 그 단어가 금칙어라서 끝까지 글이 등록되지 않아 놀랐던 적도 있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