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른들의 병    

나병환자를 고쳐주신 예수님의 이야기입니다. 
나병환자도 사람입니다. 그 환자들의 심정을 생각해 봅니다.
이스라엘에서 한 때는 나병환자가 거리를 나다닐 때는 스스로가 
‘나는 몹쓸 사람이요. 나는 더러운 사람이요.’ 라고 외치며
 다니도록 한 시절도 있었습니다. 

저는 어떤 청소년 잡지에 글을 부탁받아 기고를 한 적이 있었는데 
사람의 병에 대해 쓴 글이 생각나서 그 글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제목은 ‘성인들의 질병 우환’ 입니다. 
불량 청소년, 청소년 문제 운운하며 청소년을 선도하는 방안을 
연구하려는 각종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청소년들이 사회적인 문제라고 어른들은 흔히들 말한다. 
청소년들의 사고방식이 어쩌니, 요새 젊은이들은 이해를 못하겠다느니, 
애들이 말버릇이 없다느니,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술 담배가 뭐냐는 등등이 어른들 입에서 쉽게 흘러 나오는 소리들이다.
나는 조용히 생각에 잠겨본다. 
나의 입에서도 이런 말이 흘러 나온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어른이라고 이미 인정하고 있다. 
나는 내가 어른이지 청소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청년 부류에 속하지 않고 
점잖은 어른 축에 속하게 된 것을 마치 다행이라는 듯이 착각하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에 몹시도 어른이 되고 싶어했다. 
그런데 근래에 와서 나는 어른이라는 생각이 점점 무서워지고 
한편으로 죄책감마저 든다. 그 이유는 곧 나의 고백이며 
또한 하소연이기도 하다 오늘날 어른들이 이 사회를 주름잡고 있지만 
그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 질병에 걸려 허덕이고 있는지를 생각하고
나 또한 그 일원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답답하고 늦었지만 
앞으로는 진정 뉘우치는 인생이 되고 싶다 
질병, 너무나도 많은 질병들에 어른들이 감염되어 있지만 어른들은 자기들이 
질병에 걸려 시달리고 있다는 불행한 처지를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그 질병으로 인하여 어른들은 하루하루 시들어가다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 전혀 모르니 더더욱 답답하다 
위신을 지키기 위해 내세우는 큰 소리, 큰 기침 터짐증, 행동과 말이 다른 
습관성 속 거먹증, 바람을 피우면서도 시치미를 떼는 인격 연막 거짓 발포증, 
기회만 있으면 술을 마시며 늦게까지 방황하는 자기 처신 상실증,  
못살았던 옛날만 자꾸 강조하는 세대 발전 미 발육증, 윗물과 아랫물의 책임 
구분을 못하는 잘 잘못 근원 뒤집음증, 자신들은 공부하지 않으면서 
자녀들에게만 공부하라고 하는 시험 면제 안심증, 물욕, 금욕, 
권력욕에 빠져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식욕 왕성 과시증 등등......
이 정도만 나열 해도 뭇 어른들이 화를 내실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어른들의 사실 진작이며 어른이 되어 
어른 행세를 하는 나의 잘못이 또한 그 안에 있다. 
그러면서도 어른들은 이를 무마 내지 망각한 채 마음놓고 살아가기 위해서 
마치 자신들이 이 사회의 주인이며 권력자인 것처럼 모든 것을 꽉 틀어잡고 
안간 힘을 쓰면서 살고 있다. 어른들을 말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 정도는 
사회적으로 완전히 무시당하고 있다. 어른들은 퇴폐 생활 영역을 누리면서도 
젊은이들에게는 미성년자 출입 불가라는 딱지를 붙여놓고 산다. 
이왕 내킨김에 성인병을 몇가지 더 든다면 자아 반성에 신경 불감증, 
자기 주장 무사통과를 위한 엄포 과시증 등이 더 있다. 

누가 감히 이 어른들의 질병을 공박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젊은 것들이, 한창 나이에 한눈 팔지 말고 해서 남 안 주는 
공부나 해야 하는 것들이 그런 소리를 할 수 있느냐고 어른들은 말한다. 
그런 말을 나 또한 되풀이 했을지도 모르기에 나는 고백하지 않고는 가슴을 
펼 수가 없다. 그러한 오늘의 성인들은 어릴적에 배부르게 먹고 살지 못했고 
아름다운 동요 속에 살지 못했다. 그러므로 인격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특히 
신체적으로 영양실조에 걸려 전쟁에 시달리며 공포와 불안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 사람들이 오늘의 40대 후반에서 60대에 걸친 사람들이다. 
그들이 바로 이 시대를 주름잡는 어른들인 것이다. 

나 또한 확실하게 이 어른들 중의 한 사람이며 그 시절 아름다운 동요 대신 
총소리를 듣고 자랐고 구호 물자로 나온 우유 가루나 초콜릿을 얻어 먹으며 
자랐던 것이다. 오늘날의 성인 질병의 근원이 되는 병균이 만연하던 
그 시절 우리는 그 질병의 병균을 먹고 산 것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나의 질병이 고쳐질지 확신은 
가지 않지만 그 병에 대한 치료는 한참 동안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과연 나는 나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의사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느님은 우리 주변에 누군가를 의사로 보내 주셨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청소년들인지, 더 어린 아이인지, 어린이들인지, 아기들인지......
오늘의 청소년들을 나무랄 것만이 아니라 어쩌면 그들이 바로 우리들의 
스승이며 의사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우리들의 의사일 수도 있다. 
우리 어른들의 질병을 고칠 수 있는 의사 말이다. 
이상이 제가 그 청소년 잡지에 기고한 글 내용입니다. 

나병환자를 고치신 예수님. 그당시에는 나병환자처럼 대개가 외형적인 
병자들이 병고침을 받고자 예수님께 몰려 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병자들을 고쳐 주실 때 주로 말씀 한마디로 고쳐 주셨습니다. 
『 ‘그렇게 해주마. 깨끗하게 되어져라.’ 하시자 나병증세가 사라졌다.』
그러나 그 당시에 진짜 질병에 걸린 사람들은 바리사이파 학자들, 
그 당시 권력층에 있었던 사람들, 겉으로는 정상적인 어른들의 속 거먹증을 
고치기 위해서는 그 분 스스로 십자가에 못박혀 
목숨마저 내어 놓으셨지만 정작 고쳐지지 못한 그 병자들, 그 성인들......

나병환자는 쉽게 말씀 한마디로서 고쳐주신 그분은 속검은  사람들로부터는 
처참한 사형언도를 받으셨습니다. 병이 고쳐진 나병환자들은 기뻐서 
예수님을 선전하기 바빴지만 사형언도를 내린 그 사람들은 그들의 그 끔찍한 
잘못을 정당화 하기 위해서 예수님의 제자들을 박해하는 데만 급급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그 시대의 그 잔인한 사람들보다 더 잘나지 못했고, 
더 훌륭한 짓을 한 것도 없습니다. 아직도 뉘우치지 않는 어른들이 
지금의 젊은이들보다 나은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당시 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찾아갔기에 병이 나았고 감사했으며, 
환자가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은 예수님을 죽이면서도 잘난 체 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은 지금 예수님을 찾아가신 환자들입니다.
예수님을 찾아 이 글을 읽으시기 때문에 여러분은 스스로 환자임을, 
스스로 죄인임을 고백하신 분들입니다. 
주님께서는 모든 환자들의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의 선물로 여러분들의 병이 깨끗이 고쳐지기를 빕니다. 
여러분 또한 병이 나은 당시의 환자들 처럼 병고침을 받은 
이 기쁜 소식을 밖으로 나가 이 생명 다하도록 큰 목소리로 
주님의 복음을 땅끝까지 전해야 합니다. 

우리 어른들은 동요 대신 총소리를 들었고 기껏해야 ‘압박과 설음속에서 
해방된, 싸우고 싸워서 이겨나가자.’ 라는 군가 같은 노래를 불렀던 
우리들이었기에 전쟁을 치루고 나서도 우리는 변변한 문학작품, 
심금을 울리는 명곡 하나 남겨놓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의 와중에도 불후의 명작을 남겨서 
많은이들의 가슴 깊은 감동을 준 이는 일기를 쓴 이스라엘 소녀 
14세의 안네프랑크였습니다. 
이 시대의 어른들에겐 동심이 없습니다. 
잔인함만이 있습니다.이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로 
어른들의 그 병을 고치지않으면 않됩니다.
진정 십자가 앞에서 통회하여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됩니다.

레위기 13장 1절에서 2절, 44절에서 46절 
1 고린토 10장 31절에서 11장 1절  / 마르코 복음 1장 40절에서 4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