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비가 된 애벌레        

제가 수수께끼 하나를 내겠습니다. 하늘 나라에 흙덩이가 몇 개 있을까요?
정답은 두 개입니다. 하나는 예수님, 하나는 성모님이십니다. 
이 세상 지구위에 시신을 남겨놓지 않고 육신 그대로 하늘나라에 올라가신 
분은 두분 밖에 안계십니다. 예수님은 성서 안에서 볼 때 임종하셨던 
제 1생이 있고, 부활하셔서 승천하신 제 2생이 있으셨습니다. 
봄이 오면 벌레들이 많이 나옵니다. 또한 우리 주위에는 ‘매미와 배짱이’ 처럼 
벌레나 곤충에 대한 재미있는 동화도 많이 있습니다. 
벌레들의 일생을 살펴보면 애벌레일 때는 먹기만 합니다. 
서로 엉키어 살면서 다투어가며 저만 먹으려고 밀고 밀치고 벌레 위에 
올라타고 다른 벌레가 먹는 것도 빼앗아 먹습니다. 
그 모양이 마치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아귀다툼을 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제가 언젠가 실험을 해 보고 싶어서 호랑나비 종류의 나비가 나뭇잎에 알을 
슬어 놓는 것을 보고 그것을 주워다가 병에 흙을 담고 넣어 두었습니다. 
얼마가 지나서 거기에서 벌레가 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싱싱한 나뭇잎을 계속 넣어주었더니 벌레들은 그 잎을 갉아먹고 살았습니다. 
이슬 젖은 잎을 계속 넣어주었더니 해만 뜨면 사각사각 이파리를 갉아먹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였습니다. 벌레들이 점점 자라니까 더듬이도 나고 행동반경도 
넓어졌습니다. 핀셋으로 그 중 몇 마리의 더듬이를 한 쪽씩 잘랐습니다. 
그후 얼마 지나서 누에고치 속의 번데기 같은 모습을 하면서 벌레들은 
벌레들로서의 일생을 마감했습니다. 그 벌레들은 나비가 될 줄 모르고 
벌레로 살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나비가 되었다가 다시 벌레가 된 벌레가 없었으니 
그러하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먹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못하고 
숨도 쉬지 않으면서 죽은 시체처럼 굳어졌습니다. 
껍질은 점점 짙은 고동색으로 변하면서 딱딱하게 굳어져 갔습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이 못되어 껍질에 금이 가고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그 안에서 아름다운 날개 한쪽이 좍 펴져 나오더니 또 한쪽 날개가 
펴져 나왔습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나비였습니다. 도대체 벌레와 나비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나비들이 되어 나왔습니다. 
자기 몸의 일부였던 껍질을 벗고 나오는 나비는 호화 찬란하기가 짝이 없었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나는 우리 사람들의 영혼이 육신을 벗어날 때는 저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 나비의 더듬이를 살펴 보았습니다. 
내가 핀셋으로 잘라버린 더듬이는 나비가 되었어도 자라지 못하고 벌레일 때 잘린 
채 그대로 였습니다. 더듬이가 두개 그대로 있는 나비는 정상적으로 너울너울 
날아갔는데 한쪽 더듬이를 잘린 나비는 오른쪽 더듬이가 잘린 나비는 오른쪽으로, 
왼쪽이 잘린 나비는 왼쪽으로만 날아서 자꾸만 뱅뱅 도는 것을 보고
저는 참으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의 인생살이 참으로 어렵습니다. 
감정의 눈이 어두우면 죽어서 우리의 영혼도 저렇게 될 것입니다. 
살아있을 때 내 욕심만 부리고 그저 끌어안기만 하고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병이 
있다면 우리의 영도 죽어서 남의 영을 들여다 보지 못할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속을 썩히면서 영혼의 에너지를 많이 썩혀버렸다면 
우리의 영혼도 한쪽이 썩은 영혼이 되어서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푸득거리며 
뒹굴고만 있지 않을까, 그것이 곧 지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났습니다. 

영혼의 날개가 좌악 펴져서 활기있게 훨훨 날아갈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승천하심처럼 우리의 육신까지 하늘로 올라갈 수는 없지만 우리의 영혼이 
날개를 펴서 저 하늘로 올라갈 때는 건강한 영혼이라야만 활기있게 끝까지 
날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이 어떻게 길러지는가? 
그것은 바로 우리 각자의 육신 안에서 길러지고 다듬어지는 것입니다. 
내 영혼 내가 기르고 내 영혼 내가 다듬는 것이 바로 우리 인생입니다. 
나비가 되었다가 다시 벌레가 된 일이 없듯이 우리 또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하느님은 우리에게 예수님을 인생의 해답자로 주신 것입니다. 
탄생이 무엇이며 고통이 무엇이며 사는 게 무엇이며 어떤 계명을 지키고 
어떻게 살아야 하며 또 어떻게 죽어야 하는 것까지 가르쳐 주신 분입니다. 
그러기에 주님은 ‘나는 인간들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인생의 어떤 의문이 있다면 예수님을 찾아가시면 거기에서 
의문을 풀 수 있기 때문에 주님은 바로 인생의 해답 그 자체이십니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해답이신 예수님의 생을 보면서 우리도 비록 믿음은 
약하지만 벌레가 나비가 됨을 생각하면서 우리들의 제 2생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에게는 제 2생이 분명히 있다고 예수님께서 
그토록 누차에 걸쳐서 강조하셨고 또한 자신이 부활하셔서 육신으로 
나타나셨다가 하늘로 오르시면서까지 제자들에게 명명백백히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그런 모든 사실들이 글로 남아서 우리가 보고 듣고 믿을 수 있게끔 
해 주셨습니다. 이렇듯이 근거가 확실한데도 우리는 왜 버러지들처럼 1생만 
생각하며 꿈틀거리면서 살고 있는지 생각하면 한심합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영원한 제 2생을 향하여 우리의 일생을 바쳐야 합니다. 

모쪼록 우리의 생활이 보다 영원한 세상을 
향하여 사는 멋지고 값진 일생이 될 수 있도록 각자가 노력해야 되겠습니다.

『 너희가 보는 앞에서 승천하신 저 예수께서는 너희가 보는 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시던 그 모양으로 다시 오실 것이다 (사도행전 1장 11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