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사랑의 기도       

국가에는 국가 마다 이념이 있고 집집 마다는 가훈이 있으며 개인에게는 
생활 신조라는 것이 있습니다. 생활 신조가 다를 때 사람들 사이엔 
대화가 잘 통하지 않고 집집마다 가훈이 다를 때도 좀 그렇습니다. 

모두가 자녀들을 훌륭히 키우려 하지만 자녀 교육에 소홀한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자녀 교육에 너무 시간과 정열을 쏟는 부모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는 국민의 교육열도 높고 역사가 오래되어 문맹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는 않지만, 나라의 역사가 오래 되지 않는 미국이나 
남미의 신생 국가에서는 문맹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런 나라들은 국가운영도 힘들고 전교 활동도 애를 먹는답니다.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참으로 복 받은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용을 바꾸어, 우리 민족은 종교심 또한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마치 전세계의 종교 박물관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우리 나라의 야경을 보고 웬 십자가가 저렇게 
많으냐는 질문을 곧 잘 한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우리 나라에서 진정한 신앙을 가지고 신앙에 입각한 
굳은 신념을 가진 사람은 너무나 적습니다. 
오랫동안 배어온 토속 신앙에 불교나 유교의 형식이 약간씩 가미된 틀에서 
조금도 더 발전하지 못하고 그저 막연하게 신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나약한 인간의 기복(祈福) 심리가 강합니다.

교육, 배움입니다. 종교에 관한것도 비교종교 차원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국문을 알듯 종교들을 알아야 합니다.
국민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면서 종교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 
언젠가는 종교도 차츰 정리가 되리라고 봅니다. 
천주교 신자들의 교육 수준이 우리 나라 어느 종교 신자들 보다 
높다고 조사 되었습니다. 

머리를 쓸 줄 아는 사람은 참된 종교를 찾습니다.
제가 오늘 종교 이야기로 강론을 시작한 것은 오늘 복음의 
‘무슨 계명으로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인생의 참된 길은 종교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그리스도께서는 
‘첫째가는 계명과 둘째가는 계명은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하시고 이것 외의 것은 모두가 이에 부수되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가르치십니다. 

신자건 비신자건 피조물인 인간이라면 피조물로서 조물을 창조하신 
창조주를 아는 것은 인간이 자신의 근본을 아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인간이라면 나만이 인간이 아니라 내 옆에 똑같이 생긴 사람도 
바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옆의 사람을 인간다운 대접을 해야하고 또 존중해야 
합니다. 내가 데리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서 하대(下待)를 한다든가 가진자가 
없는 자를 깔본다든가 하는 사람은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진정, 사랑이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해줄까 하는 마음씨며 곧 사랑입니다. 

옛날 우리 나라의 모든 마을에는 그 마을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마을의 최고 
어른들이 한 분씩 계셨습니다. 지금 이 사회에는 사회 발전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사람 대신에 교회가 있습니다. 
이 교회가 바로 가톨릭이란 것을 저는 자부합니다. 
우리는 피조물이므로 창조주께 대한 기본적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자연을 바라보며 창조주의 입김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이웃 사람을 대할 때도 그 사람 안에 나와 똑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사순절 동안 우리는 이웃 사람들에게 더욱 겸손해야 하며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을 내 마음속에 가져야 합니다. 
비록 상대가 어린아이라 하더라도 그 어린이에게도 인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어린이 쪽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종교인이라면 생활면에서 자기 자신을 확실하게 정립해서 
감정을 앞세워서 상대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가정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부터 예의를 갖추어 그 예의가 가족 구성원들간에 
서로 잘 지켜지고 있나를 확인하며 그 예의가 내 가정을 통해 이웃으로 
전해지므로서 사회 전체에 참사랑의 기초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호세아 14장 2절에서 10절 / 마르코복음 12장 28절에서 3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