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믿음 (1)

인생이란 귀중한 보물같이 소중한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대개가 인생의 참뜻을 깨닫지 못하고 이 소중한 삶, 
단 한번뿐인 삶을 헛되게 살고 있습니다. 
인생의 한 단면만 보고 그것에 빠져서 덧없이 사는 많은 삶들이 있습니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서 오직 물질만이 가치의 전부인 냥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치나 사상에 몰두하여 공산주의니 
유물사관(唯物史觀)이니 하면서 세상 모든 일을 오직 정치적으로나 
사상적으로만 해석하려고 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잡신(雜神)에 빠져서 헛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이사를 가도 방위를 보고 
심지어 꿈자리가 뒤숭숭해도 점장이를 찾으면서 생노병사(生老病死)를 
오직 그 잡신에 매달려 삽니다. 참으로 많은 종류의 삶이 있습니다만 
우리는 오늘, 우리들의 종교적인 삶에 대하여 같이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우리에게는 ‘믿음’이라는 낱말이 너무 쉽게 쓰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친구 사이에서 ‘너 나를 믿느냐?’ 고 할때 그 믿는다는 말은 ‘신용하느냐?’ 하는
신용의 뜻이고, 부부지간의 믿음도 신의(信儀) 즉 신용과 의리의 뜻일 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믿음은 결코 절대적일 수 없는 신의에 해당하는 
뜻일 뿐입니다. 다만 그 중에서 부모에 대한 자식의 믿음만이, 즉 아버지에 
대한 자식의 믿음만이 신앙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 아무리 하느님을 설명해도 그들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아버지를 설명하면서 하느님의 모상을 아버지로 표현하면 
그 아이들이 쉽게 받아들입니다. 우리 모두도 어린이들의 세계를 거쳐 왔건만 
그러한 어린아이의 심성을 믿음의 세계로 이어내지를 못했습니다. 

“너희가 하늘 나라에 들려거든 어린 아이처럼 되어라.” 고 하신 
그 말씀은 참으로 기막힌 심리적 표현입니다. 
우리들 인간의 마음 속까지 훤히 꿰뜷어 보시는 하느님 다우신 표현입니다. 
너무나 잘 골라서 믿음의 참 본질을 제대로 표현해 주신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