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 부족한 머리로서는… (1)  

야훼!
바로 하느님을 칭하는 말입니다. 개신교에서는 ‘여호아’라고도 합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야훼’라는 말뜻은 ‘나는 나다’라는 뜻입니다.

우리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으면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연관시켜서 자기가 누구임을 밝힙니다. 
‘아무개의 엄만데요’ ‘아무개의 집사람입니다’ 
‘아무개씨가 저의 선친입니다’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자기 집에 들어갈 때 집안에서‘누구세요?’ 하고 물으면‘
나다’‘나야’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한 가정에서도 ‘나다’라고 자신을 밝힐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그 집안에서 가장 어른이 되시는 분만이 그렇게 얘기할 수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주인이신 분, 주님은 ‘당신은 누구십니까?’ 했을 때 
“나는 나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한 ‘나는 나다’라는 
이 말씀의 뜻은 내 위에는 아버지도 없고 어른도 없고 
‘내가 오직 그 원천이다’라는 말 뜻도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유대인들이 “당신은 도대체 누구요?”“쉰 살도 못되었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단 말이요?” 하고 예수님께 대들었을 때, 예수님은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시면서 자신을 표현하십니다. 
바로 이 구절은 삼위일체이신 예수님의 신성(神性)을 예수님 스스로 
자신의 입을 통해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즉 인간적인 사고방식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돌을 들어서 예수님을 치려고까지 했습니다. 
하느님을 만약 이 세상에서 만난다면 우리는 그분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해를 못하는 것이 인간으로서는 정상이라고 봐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은 다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는 우리들의 부족한 머리 때문에 하느님을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람들은 자신의 머리가 부족함을 모르고 삽니다. 
굼벵이가 어찌 자기가 매미가 될 것이란 걸 알겠으며, 올챙이가 어찌 
자신이 개구리가 되리라고 생각하겠습니까? 
그러나 굼벵이는 자라서 매미가 되고, 올챙이는 커서 개구리가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자신의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면 거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에 그럴 수가 있느냐’고 하면서.
그러나 세상은 그럴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 머리는 내 머리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내 머리가 내 아내나 내 남편의 머리일 수가 없고 
내 자식의 머리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인 내 마음이 남편의 마음일 수 없고, 또한 자식의 마음일 수도 없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각자의 개체성(個體性)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이의 개체성도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간관계가 원만해집니다. 사람끼리도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게 
우리인데 우리가 어떻게 하느님을 이해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