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의 우선권은 국가에 있는가? 
아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부모에게 속해 있다.

"경찰이다!"
한 어린이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삽시간에 일곱 명의 어린이들이 집밖으로
뛰쳐나가더니 담을 넘어 사라졌다.
경찰관이 트로핌 부인에게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러자 함께 온 공무원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인민재판소의 명령으로 아이들 아버지는 양육권이 박탈되었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우리가 데리고 가야 하겠습니다. 
다들 어디 있습니까?"
아이들 아버지는 복음말씀을 설교한 죄로 구속되어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이제부터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혀 
들을 수 없는 곳에 강제 수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신들은 그렇게 할 권리가 없습니다."
트로핌 부인이 반박했다.
"아이들 어머니로서의 저의 양육권은 아직 박탈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머니로서 자녀들을 교육시킬 권리가 있고, 
이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좋습니다. 당신의 양육권도 곧 박탈하도록 조치하겠소."
공무원은 차갑게 말했다. 
그러고는 그 사건을 법정으로 가져갔다. 
뒤에 남아 있던 경찰관은 나무로 만든 담장 뒤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담장 틈 사이로 의심스런 눈으로 아이들이 엿보고 있었다.
"어서 이리 나와서 집으로 들어가 있거라."
경찰관이 명령했다. 
그러나 아이들은 참새떼처럼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공동묘지 근처에 미리 정해놓은 비밀장소로 사라졌다. 

경찰관은 이웃집을 수색하고 골목 골목을 뒤져봐도 
아이들을 찾을 수 없어서 그냥 돌아갔다.
어둑어둑해져도 아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아이들 할머니가 아이들을 찾아나섰다.
"나나 할머니, 경찰들은 다 돌아갔나요?"
갑자기 어디선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한 아이가 정찰병으로 나와 있었던 것이다.
"그래, 귀여운 것! 어서 가서 언니, 오빠들도 불러오너라."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은 승리감에 차 있으면서도 
아직 안심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표정들이었다.

어머니와 아이들은 함께 있을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경찰관들은 다시는 오지 않았다.
이 아이들은 운이 좋았다. 
종교적인 이유 때문에 얼마나 많은 러시아 어린이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격리되어야 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당신을 바꿀 100가지 이야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