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예로니모 2007/7/20(금)

죽음을 앞둔 어느 노철학자의 말   죽음을 앞둔 어느 노철학자의 말         월터 새비지 랜더 나는 그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노라. 싸울만한 가치가 있는 상대가 없었기에. 자연을 사랑했고, 자연 다음으로는 예술을 사랑했다. 나는 삶의 모닥불 앞에서 두 손을 쬐었다. 이제 그 불길 가라앉으니 나 떠날 준비가 되었노라. ****************** [삶의 모닥불 앞에 두 손을 쬐고] [그의 일흔다섯 살 생일에 부쳐(On His Seventy-fifth Birthday)]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진 시입니다. 이렇게 인생의 종착역에 닿아 지나온 삶을 회고하며 “나는 그 누구와도(그 어느 것과도) 싸우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사람도 삶도 자연도 싸움의 대상이 아니건만, 우리는 무조건 대결해서 이기려는 투쟁의 태세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세상은 잠시 앉아 두 손에 불을 쬐며 쉬어 가는 곳, 그래서 불길이 사그라지면 미련 없이 일어나서 떠나야 하는 곳입니다. 가치 없는 싸움으로 낭비하기엔 이곳에 머무르는 시간이 너무나 짧습니다. 다시금 투쟁의 아침을 맞이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인간과 인간이 만든 예술을 사랑하고 후회 없이 떠나는 시인의 여유와 평화가 부러운 오늘입니다. ******* ** 월터 새비지 랜더; 영국의 시인·작가 (1775~1864) 급진적인 사상과 과격한 행동 때문에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학을 당했다. 고전문학에 조예가 깊었고, 낭만적인 장시와 역사극 등 대작을 남겼으나 오늘날에는 산문가로서 명성이 높다. ******* ******************** 무덤 속은 봄처럼 따사로우리 천진난만 술 좋아했던 우리 왕손 탈 없이 살아온 일흔아홉 해. 얼마나 좋을까 푸른 산 누른 흙 속에 백발로 누운 자리 봄처럼 따사로우리. ******* 시인은 다른 여러 글에서 삶과 죽음이 본질에 있어 다르지 않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바, 이 시에서도 죽음의 이미지를 따뜻하고 밝게 묘사하고 있다. 이런 죽음을 생각한다면 살아가며 안달복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오늘도 이규보의 시입니다..라고 할 줄 아셨죠?^^ 오늘은 장유의 시입니다..^^ 번역과 해설은 최 지녀 선생님입니다. ******* 장 유 (1587~1638)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문인의 한 사람으로, 자는 지국, 호는 계곡·묵소자이다. 인조의 측근으로 높은 벼슬을 역임하면서도 늘 청렴하고 소박한 삶을 추구하였다. 양명학·노장 사상에 정통하여, 이들 사상의 영향이 담긴 글을 많이 남겼다. 문집으로 [계곡집]이 있다. *******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