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히즘과 겸손

글 : 홍성남 마태오  /상계동 성당 주임신부님  

마조히즘이란 말이 있습니다.
새디즘은 가학적인 성격이고 마조히즘은 피학적인 성격이라 합니다.
둘 다 문제 성격입니다.

새디즘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동양식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쉽게 알 수 있는데 마조히즘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마조히즘은 대개 신심이
깊은 것처럼 인내심이 많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부터 구박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대개 구박을 받으면 마음 안에 분노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누가 그런 이야기를 하면 자연히 욕이 나오게 됩니다.
이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런데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모 혹은 
자신을 구박하는데 연관된 다른 사람들에 대하여 
긍정적인데다 변호까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가 자신을 비난하고 해코지하는데 한사코 
그 상대방에 대한 변명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저 사람은 정말 성인같애 하고 
긍정적인 피이드백을 해주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개 한사코 상대방에 대해 변명해주는 것은 
자신을 비난하는 자리가 아닌 비난받는 자리에 놓는 것인데 
이것은 피학적 성격장애 즉 욕을 먹는 자리에 있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성격이란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남의 욕은 한 마디도 못하고 
욕을 먹기만 하고 사는 분들이 착하고 겸손한 분들인가?

천만의 말씀입니다.
그런 분들의 무의식 안에는 도덕적 우월감이 있습니다.

니들은 그렇게 살지만 나는 이렇게
우아하고 교양있게 산다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개 이분들이 하는 기도는 이렇습니다.
주님 저 죄인들을 용서해주십시오.
자신 안의 문제는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기도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꼬인 상태에서는 
자기통찰, 자기직면, 자기성찰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은 처음에 보았을 때는 참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무엇인가 무거운 느낌, 
불편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마음안의 
분노가 다른 모습으로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마조히즘과 겸손은 종이의 양면과도 같지만 절대로 같지 않습니다.
겸손은 빛이지만  마조히즘은 어두운 마음입니다.
이 두 가지를 잘 식별하셔서 마조히즘에 빠지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  I.O.U 행복한 빚 / Carry & 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