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음 

잘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에 '
아, 참 많이 변해 버렸구나!'하고 
느껴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귀가 어두워지는 것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무의식 중에 자꾸 TV 볼륨을 올리게 되는 것, 
가끔 누군가와의 대화 중에 "뭐? 뭐라고?" 하며 
되묻게 되는 것이 그런 경우죠.

세상에는 참 다양하고 많은 소리가 존재합니다.
자동차 경적 소리, 사람들의 대화 소리, 
빗물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 등….
세상이 더욱 첨단화되고 기계화 될수록 
소리들은 작은 소리까지도 잘듣던 
우리의 귀를 어둡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만드는 주범이 되기도 합니다.

귀를 먹먹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신경을 
날카롭게 하는 소리들.
언젠가부터 나는 그 소리들을 
다른 관점으로 듣기 시작했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질 때면 
'저것은 도, 저것은 솔, 도솔미솔.'
자동차의 경적 소리는 '빵, 빵, 빵. 솔, 시, 레인걸.'
그렇게 생각하며 듣기 시작하니 더 이상 소리는 
귀에 거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아름다운 
화음으로 바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소리를 듣다 보니 
우리가 소음 공화국에 사는 것이 아니라 
화음 공화국에 산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어디 소리뿐이겠습니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협 화음을 
하나의 아름다운 화음 교향악으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을 더욱 매끈하고 
평온하게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박성철 -「삶을 축제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