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소리의 비밀

종소리를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어떤 소리를 생각하시겠습니까? 

성당이나 예배당의 종소리를 돌이켜 
귀 기울이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 옛날 '학교 종이 땡땡땡'을 주워 담으며 
학창시절을 더듬는 분도 있을 겁니다. 

지게에 두부를 얹고서 
굽이도는 골목길을 누비며 "두부 사려어-"대신 
흔들어 퍼뜨렸던 두부 장수의 
손 종소리는 어떻습니까? 

또는 산소리, 물소리, 바람소리에 녹아 
찰랑이는 고즈넉한 산사의 종소리는 어떻습니까?

그런데 이런 종소리에는 비밀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들이 있습니다. 
저마다의 소리로 우는 
그 종소리의 비밀이 무엇이겠습니까? 

종소리가 세상 밖으로 더 멀리멀리 
퍼져나가기 위해선 종이 그만큼 
더 아파야 한다는 것입니다.

날마다 고통스레 목 놓아 울부짖고 있습니다.
골이 깊어야 산이 높은 법입니다. 

마찬가지로 종이 아픈 만큼 
종소리는 더 멀리 퍼져갑니다. 
오늘의 힘듦이 내일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모두 힘들 내세요. 

- 박경덕(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