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예로니모 2007/7/10(화)

굴하지 않는다   굴하지 않는다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에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에게 감사한다. 내게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셨음을. 생활의 그악스런 손아귀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고개 숙이지 않는다. 천국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의 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 [‘운명의 횡포’에 굴하지 않으리] 어렸을 때 결핵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시인은 어른이 되어서도 온갖 병마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온 세상이 깜깜해지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분연히 일어나 운명의 횡포에 맞서 싸웁니다. 걸핏하면 야비하게 뒤통수를 내려치는 ‘우연의 몽둥이’에 죽도록 맞아도 고개 숙이지 않습니다. 고개 숙인다는 것은 곧 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의지와 투지가 비장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이런 믿음이라면 무얼 못하겠습니까. 운명도 길을 내주고 피해갈 것 같습니다. ********* **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영국의 시인·비평가(1849~1903) 유년시절 결핵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에든버러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시를 썼다. S. 파머와 함께 편찬한 [속어사전]이 널리 사용된다. ********* ************************* 책상 위의 내 친구 석창포 작은 화분 모든 식물의 자람과 시듦은 땅이 메마르냐 기름지냐에 달렸지. 토질이 좋은 곳에 심고 나서도 병들지나 않을까 걱정하게 마련. 아! 너는 이런 이치와 달라 타고나길 기름진 땅과는 맞지 않구나. 조그만 화분의 밑바닥부터 돌흙을 차곡차곡 채워 넣으니 여기가 너의 뿌리 내릴 곳 땅의 기운이 어디로 올라올까 싶은데 푸른 잎 자라나 무성해지니 그래도 한 자쯤은 자라겠구나. 새벽녘 맑은 이슬 가장 귀여워 송골송골 구슬처럼 맺혀 있구나. 쓸쓸한 책상 위에서 오래오래 나와 서로 의지하자꾸나. ******** 석창포는 원래 냇가에서 자라는 풀이라 모래땅을 좋아하고 기름진 땅에서는 잘 자라지 않는다. 이 식물은 등불의 그을음을 빨아들여 눈이 따갑지 않게 해 주었기에 옛사람들이 책상위에 즐겨 놓아두었다. ******** 오늘도 이규보의 시입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