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예로니모 2007/6/20(수) | |
 어느 뉴펀들랜드 개의 묘비명 여기에 그의 유해가 묻혔도다. 그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되 허영심이 없고 힘을 가졌으되 거만하지 않고 용기를 가졌으되 잔인하지 않고 인간의 모든 덕목을 가졌으되 악덕은 갖지 않았다. 이러한 칭찬이 인간의 유해 위에 새겨진다면 의미 없는 아부가 되겠지만 1803년 5월 뉴펀들랜드에서 태어나 1808년 11월 18일 뉴스테드 애비에서 죽은 개 보우슨의 영전에 바치는 말로는 정당한 찬사이리라. ****************************** [탐욕에 찌든 인간들은 들으라] 바이런이 자신의 개 보우슨이 죽었을 때 쓴, 실제로 개의 묘비에 새겨진 시입니다. 사랑하는 개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지만, 동시에 겉모습이 좀 아름다우면 잘난 척하고, 용기 좀 있으면 잔인해지는 인간들의 야비한 성향을 꼬집고 있지요. 묘비에는 이 시 밑에 좀더 작은 글씨로 인간성을 더욱 신랄하게 풍자하는 장시가 적혀 있습니다. “오, 노역으로 타락하고 권력으로 부패한 인간, 시간의 차용자여, 당신의 사랑은 욕망일 뿐이요, 당신의 우정은 속임수, 당신의 미소는 위선, 당신의 언어는 기만이리니! [... ...] 내 생애 진정한 친구는 단 하나였고, 여기에 그가 묻혀 있도다.“ 기껏해야 ‘시간의 차용자’인 주제에 마치 영원히 살 듯, 내일 좀더 사람답게 살아야지 생각하고, 오늘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으며 의리 없이 살아가는 저의 마음에 경종을 울립니다. ************* ** 조지 고든 바이런;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1788~1824) 비통한 서정, 날카로운 풍자, 근대적 고뇌가 담긴 작품을 썼다. 유럽 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미남으로 여러 가지 스캔들에 시달리다가 28세에 고국을 등지고 이탈리아, 그리스의 독립운동을 돕던 중 열병에 걸려 이국에서 생을 마쳤다. ************* ****************************** 친구의 부채 선물 우리의 사귐 물처럼 맑고 둥근 부채는 서리처럼 희다. 밤이 아닌데도 보름달을 늘상 보겠고 가을 오기 전에 바람 절로 서늘하겠네. 그대의 마음 얼음처럼 맑아 만나면 울적한 마음 씻어 주더니 다시 마음의 가을까지 보내어 양손에 둥근달을 들려주었네. ************* 서리처럼 하얗고 가을 달처럼 둥근 부채에 얼음처럼 맑디맑은 친구의 마음까지 담겨있으니 굳이 번거롭게 부채질을 하지 않아도 절로 시원해질 것 같다. ************* 오늘도 이 규보의 시입니다. 제가 부채를 보내드리지는 못하지만 각자의 부채로.. ^^ 시원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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