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장 속의 새        

새장속의 새를 바라보며 
내 사랑만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어리석은 일이 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믿었지요 
그 새는 내손 안에서만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고 
내가 만들어 놓은 새장 안에서만 노래할수 있다고, 
나도 닮아가고 있었던 것이지요 

새장 속에 새를 가두고 그 아름다움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새의 지저귐이 본래 자신이 있었던 새장 밖으로 
자유롭게 날갯짓하며 날아가고픈 절규인 줄도 모르고 
즐거운 노래로만 느낍니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으면서... 
아니었습니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하나의 집착이었습니다. 
새를 사랑하기 때문에 내손에 쥐고 나만의 소유로 
만들어 가는 것은 오히려 나의 파랑새를 힘겹게 하는 것일 뿐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꼈습니다. 

아. 이젠 내마음의 새장 속 새를 날려 보내야겠습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한 사람을 소유하려면 
내 못난 집착부터 저 멀리 날려 보내야 한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박 성철 "사랑에 대한 177가지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