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숨찬 고해에서

죽음보다 겪기 힘든 이 삶의 고해에서
칸캄한 어둠의 고통이
숨막히는 절망을 낳을 때마다
무력한 나 소리쳐
당신 부르옵니다.

온갖 고통 온갖 수모 다 당하시고도
그것도 모자라 십자가에 매달려
늑골 쏟아지는 피 피로
최후의 목숨 값 지불해 주신
당신 겪으신 고통에야
비할 수 있으오리까만
살아갈록 험난하여
죄 속에 죄를 낳아
죽음이 죽음을 부르게 하는
이 삶의 늪지에서
시련과 고통이 삶의 거름이라지만
속박당한 내 영혼 질식 할 것만 같아
저주받고 시험당한 욥의 기도
상혼의 애절한 뜨거움입니다.

주여
언제까지 이질긴 목숨 지속해야 할까요
언제까지 이 고달픈 삶 계속해야 할까요
선하신 당신 뜻따라
거듭죽어 새로 태어나는 새 생명
이 고통 넘쳐흐르는 은총의 샘이건만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이 수련기
차라리 죽음이고 싶은
의지 약한 나약함 뿐입니다.

가장 가깝게 계시오나
가장 멀리 계시온듯
가장 자비하시나
가장 잔인하신듯
절절히 뼈 깎아내는 아픔
주님 멀어져가는 그 고통
극도의 죽음 부르는 
광야의 황페한 목마름입니다.

주여 건져 자비를 베푸소서
극도의 방종과 페허와 질병이
천연두 처럼 만연되는
이 삶의 늪지에서
진실로 살아 남음이 
가시밭 수난의 길이라는 길

- 시인, 박 미카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