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내가 힘들 땐 언제나 생각이 나고 
보고 싶은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그림자처럼 늘 붙어 다니고 
특별한 일이 없어도 자주 전화하곤 했던 친구에게서 
어느 날부터인가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에 빠졌다는 고백과 함께 
자기 여자친구들 소개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나간 카페 한구석에는 그 친구는 
맑은 미소가 잘 어울리는 여자와 앉아 있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다가 
문득 두려운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사랑의 여신이 우정이란 보석을 
앗아가 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었습니다. 
난 그렇게 속 좁은 사람인가 봅니다. 
하지만 사랑만큼 우정도 아름답다는 것을 
그 친구가 알아 줬으면 좋겠습니다. 

박 성철 "사랑에 대한 177가지 사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