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의(友誼) 
 
물건은 새것이 좋으나 사람만은 오래 사귀어 온 사이가 좋다.
器非求舊 人惟求舊(기비구구 인유구구)

인과경(因果經)에 좋은 벗이란 
첫째 상대방의 잘못을 보면 일깨워 주고, 
둘째 좋은 일을 보면 마음 속 깊이 기뻐하며, 
셋째 괴로움에 처했을 때 서로 버리지 않음이라고 하였다.

사분율(四分律)에서는 승우(勝友)에 일곱 가지가 있으니
1. 고난을 만나서 버리지 않고, 
2. 가난하다고 버리지 않고, 
3. 자신의 어려운 일을 상의하고, 
4. 서로 도와 주고, 
5. 하기 어려운 일을 하여 주고, 
6. 주기 어려운 것을 주고, 
7. 참기 어려운 것을 참는 것이라고 하였다.

옛날에 한 마을에 아주 가까운 두 친구가 있었다. 
두 사람은 열심히 공부하여 과거에 급제하고자 서로를 격려했다. 
한 친구가 과거에 급제했다. 
그가 지방 수령으로 부임하여 몇 년이 지났으나
그 동안에도 친구는 과거에 계속 떨어져 매우 빈궁하게 되었다.

당장 먹을 양식이 없어 수령으로 있는 친구를 찾아갔으나 
그토록 다정하던 친구가 전혀 반기지를 않으며 
도움을 청하자 딱 잘라 거절하는 것이었다. 
분하고 원통하여 집에도 들리지 않고 절에 들어가 과거를 준비 했다. 
이 서러움을 출세해서 갚자고 
굳게 마음을 먹은 선비는 열심히 공부를 했다. 

그 결과 다음 과거에 급제를 했다. 
이제는 지난 서러움을 갚아야지... 
생각하며 금의환향해서 집으로 왔을 때 
수령으로 있는 그 친구가 하객으로 와 있었다. 
"축하하네. 
그 동안 자네의 분발을 위해 그토록 매정하게 대한 점 이해해 주게." 

그는 아내로부터 친구의 도움으로 집안을 꾸려온 
이야기를 듣고 크게 뉘우쳤다.
아버지는 보물이요, 형제는 위안이며, 
친구는 보물도 되고 위안도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