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28,1-10)


글 : 최인호 베드로 

W.B. 예이츠(1865~1939)는 아일랜드의 시인으로 젊은시절 
런던에서 화가가 되려고 수업하였지만 아일랜드 특유의 유현(幽玄)하고 
환상적인 정서를 통해 세계적인 시인이 된 사람입니다.
1923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아일랜드 자유국가 
성립에 공헌한 독립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조국 아일랜드를 꿈꾸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예이츠는 스물다섯 살의 청년시절 자신의 고향
이니스프리 섬을 그리워하는 대표적인 서정시를 발표합니다.

    "나 지금 일어나 가려네. 가려네, 이니스프리로
     거기 싸리와 진흙으로 오막살이를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그리고 벌들이 윙윙거리는 속에서 나 혼자 살려네

     그리고 거기서 평화는 누리려네,
     평화는 천천히 물방울같이 떨어지리니
     어스름 새벽부터 귀뚜라미 우는 밤까지 떨어지리니
     한밤중은 훤하고 낮은 보랏빛
     그리고 저녁때는 홍방울새들의 날개소리

     나 일어나 지금 가려네, 밤이고 낮이고
     호수의 물이 기슭을 핥는 낮은 소리를 나는 듣나니
     길에 서 있을 때 나 회색빛 포도(鋪道) 위에서
     내 가슴 깊이 그 소리를 듣나니"    

주님은 사흘 만에 부활하신 후 최초로 여인들에게 나타나 
이런 수수께끼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마태28,10)

부활하신 주님은 어디든 단숨에 갈 수 있는 분이셨습니다.
심지어 문을 뚫고 들어오시기도 하셨습니다.(요한20)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약속 장소를 갈릴래아로 정하셨을까요.
갈릴래아는 예루살렘에서 400Km 정도 떨어진  먼 곳 입니다.
물론 루카는 천사를 통해 그 이유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갈릴래아에서 뭐라고 하셨느냐.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지 않았느냐?(루카 24,7))

실제로 주님께서는 갈릴래아에서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마태17,22)을 예고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자신의 말씀이 실현된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일부러 집합 장소를 갈릴래아로 정하였을까요.

주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자란 곳은 나자렛이란 동네입니다.
그곳은 "나자렛에서 무슨 신통한 사람이 나올 수 있겠소"
(요한1.46)라고
비웃을 만큼 초라한 시골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곳에서 목수를 하면서 청년이 되셨으며
그곳에서부터 전도를 시작하셨습니다.
제자들을 부르신 곳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는 
산상수훈을 하신 곳도 갈릴래아 호숫가에서였습니다.

주님은 그곳에서 자라고 그리스도로 완성되셨습니다.
주님이 갈릴래아를 사랑하셨던 것은 승천하신 후
천사들이 "갈릴래아 사람들아, 왜 너희는 여기에 서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느냐"(사도1,11)고 말했던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이 제자들을 갈릴래아의 호숫가로 부르시고
마지막으로 "아침식사까지 만들어주신 것"(요한21,12)은 그분께서 
그곳을 사랑하셨음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주님은 돌아가실 때까지 갈리레아의 물결소리를 꿈꾸셨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은 '이제 죽음에서 일어나 갈릴래아로 가셨던 것' 것 입니다.
그렇습니다.주님은 이처럼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분인 것 입니다.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