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삼종기도 하세요! 예수님께서는 그 아이들을 가까이 불러 놓고 이르셨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냥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루가 18,1~6) 작년 11월 11일 한 가정이 구성성당에서 세례의 축복을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토마스 모어’ 어머니는 ‘카타리나’, 딸은 ‘리오바’라는 세례명을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로 얻었습니다. 세례 성사 이후 ‘리오바’ 님의 부모님들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평일 미사를 주님께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분들은 외국여행을 하는 와중에도 언어의 장벽을 넘어 현지 성당에서 미사 드리는 열성까지 지녔습니다. 비록 뒤늦게 주님을 만났지만 예수님을 향한 열정은 어느 누구에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딸 ‘리오바’님은 기술계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데 업무로 바쁜 일정 중에도 자신의 아들(9세 박 모 어린이)과 주일 미사를 빠지지 않고 정성껏 봉헌하고 있습니다. 특히 박 모 어린이는 얼마 전부터는 자명종 시계를 삼종기도 시간에 맞추어 놓고 때가 되면 “할아버지, 할머니! 삼종기도 하세요!” 를 외친다고 합니다. 설날에는 미사 중 조상께 드리는 제사에 참여하여 분향도 했습니다. 어른들은 엄숙한 표정인데 반해 박 모 어린이는 웃음을 띠는 천진난만한 모습이었지요. 저는 성당에서 봉헌하는 제사는 서양과 동양의 조화 안에서 조상을 통해 하느님께 이르는 십계명의 완성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3대에 걸친 양떼들의 기도를 목자이신 주님께서 자비로이 받아주셨을 것으로 믿습니다. 박 모 어린이는 식사 전 기도도 빠지지 않고 정성껏 드리고 있습니다. 세례를 그저 통과의례로 삼는 어른들, 입으로만 주님을 믿는다고 하는 교인들, 냉담하는 어른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어린 아이를 통해 희망의 무지개가 떠오르고 있으니 우리 모두에게도 축복인 것입니다. 그래서 윌리엄 워즈워드는 그의 시에서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이라고 읊었나 봅니다. 딸인 ‘리오바’ 님이 어머니를, 어머니가 아버지를 그리고 아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였고 어머니는 언니를 인도했다고 하니 이 포도나무는 앞으로도 계속 자라며 많은 가지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것으로 믿습니다. 주님,‘리오바’ 님과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지켜주시고, 특별히 박 모 어린이를 보호해 주소서. - peter - Non ho L'eta (나이도 어린데) / Gigliola Cinquett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