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특별한 은총 시기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를 마치면 바로 사순시기가 시작된다. 
참회와 기도, 
희생과 봉사의 삶을 통해 부활을 준비하는 사순시기는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에게는 특별한 은총의 시기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면서 무엇보다도 우리가 세례받은 신자답게, 
구원된 사람답게 살고 있는지를 반성할 필요가 있다. 
구원된 사람은 기쁨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 기쁨은 자기 만족에서 오는 기쁨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는 기쁨이다. 

살기가 힘들다고 상을 찡그리고 한탄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시는 기쁨으로 밝게 살아가는 사순시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참으로 구원의 기쁨을 산다면 
그 기쁨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사순시기가 특별히 신앙인으로서 
우리의 기쁨을 이웃에게 전하는 시기로 삼았으면 한다. 

그러나 '기뻐하십시오'하고 말한다고 해서 기쁨이 전해지는 게 아니다. 
이웃이 기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서 기쁨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용서일 수 있고, 
화해의 몸짓일 수 있으며, 
물질적 나눔일 수 있고, 
작은 배려일 수도 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올해 사순시기 담화에서 이번 사순시기가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해 주신 사랑을 
새롭게 체험하는 시간"이 되기를 당부했다. 

자신을 창으로 찌른 이들에게 오히려 당신 자신을 
사랑의 제물로 바치신 그리스도의 '성찬'곧 성체성사에서 힘을 얻어, 
이 사순시기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고 
그 사랑을 퍼뜨리는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자. 


       ≪평화신문 2월18일자 사설에서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