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 수만 있다면

해질녁 강가 한모통이에
유난히 반짝이는 조약돌

어느 이름모를 산골짝에서
늘,푸른 소나무 뿌리 휘돌아
큰 바위와 잔 돌에 부대끼다
예쁜 산 꽃 살짝 건드려 보고,

긴잠에서 깨어난 청개구리 합창에
잠시 귀 기울인적도 있었지
돌 돌 돌 냇물사이로
송사리떼거리,간지럼.행복했지

바람불고 비 오던 날
헤어짐이 아쉬워 버텨 보았지
새우깡 봉지하나 사랑노래 걸친 채
나 이제 여기 와 있다네

모진세월에 닳고 닳음인가
매끄럽게, 미소지을줄도
받은 만큼의 사랑도 줄줄 아는
세월의 뒤안길에서도, 서럽지 않은

해질녁 강가 한모통이에
유난히 반짝이는 조약돌이 되리

     
詩: 왕영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