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빛

글 : 이해인클라우디아 수녀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말

'사랑한다'라는 말은
억지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르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하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이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 '소리 시집'음반 해바라기 연가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