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게 해 주겠다. 깨끗하게 되어라.

그대에게

오늘은 손에 대해 이야기 할까요. 
예수께서는 무릎을 꿇고 애원하는 나병 환자를 
손으로 만져 깨끗하게 고쳐주십니다. 
아무도 나병환자를 만지지 않습니다. 
나병환자를 만지면 부정을 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나병환자를 어루만집니다. 
“그렇게 해주마. 깨끗하게 되어라.” 
나병환자를 만지는 예수의 손은 더러워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정한 나병환자가 깨끗해집니다. 
예수의 손에서 나오는 대비원력(大悲願力)은 
나병환자의 부정을 깨끗이 씻어냅니다. 
예수의 손이 닿자 나병환자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갑니다.

지금 당신의 손을 펴보십시오. 
주먹을 쥐어보십시오. 
다섯 개의 손가락과 호떡보다 작은 손바닥, 
사과 한 알만한 주먹, 
당신의 손은 따뜻하고 아름답습니까? 
당신 손은 부드럽고 깨끗합니까?  
그 손으로 지옥을 천국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이 예수처럼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라면 
당신 손길이 머무는 곳은 생명으로 살아납니다. 

베들레헴의 어린 아이들의 피로 붉게 더렵혀진 헤로데의 손(마태2,16), 
간음하다 끌려온 여인을 치기 위해 돌멩이를 움켜쥐고 있는
율법학자들의 손(요한8,4),탐욕과 증오, 
미움과 원망으로 가득 찬 손은 죽음과 지옥을 만듭니다.

사람은 손으로 일을 합니다. 글을 쓰고, 밥을 먹고, 
환자를 치료하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고, 농사를 짓고, 
물건을 만들고, 집을 짓고, 도시를 건설합니다. 

오늘 당신의 손길이 머무는 곳마다 죽음의 기운이 물러가고 
생명이 살아나기를, 
어둠이 물러가고 빛이 머물기를 바랍니다.(一明)

▒ 진주 옥봉동성당 강영구 루치오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