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부님은 제대 주방장 같아요! 

성체를 모시고 묵상하는 시간이 됐다. 
모든 신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유독 분도만 
고개를 들고 신부님께서 하시는 행동을 지켜 보았다. 
신부님께선 제대 위에 있는 성반이며, 성합을 들고 
이리저리 옮기시며 정리를 하고 계셨다. 
모든 것이 신기하게만 보이는 분도는 
멍하니 입까지 벌리고 쳐다보는데...
미사가 끝나고 나오는 분도를 신부님께서 부르셨다.

* 신부님: 분도, 묵상 시간에 뭘 그렇게 넋을 놓고 쳐다봤니?

* 분 도: 신기해서요.

* 신부님: 뭐가?

* 분 도: 신부님이 하시는 것 다요.

* 신부님: 녀석, 그래서 그렇게 입까지 벌리고 봤니?

* 분 도: 참! 그런데요 신부님. 신부님은 주방장 같아요.
          아까 동그란 접시를 수건으로 닦으시던데 뭘 닦으시는 거죠? 
          제가 보기엔 깨끗하가만 하던데

* 신부님:그건 동그란 접시가 아니고 성반이란다. 
            성작수건으로 성반을 닦는 것은 혹시라도 성반에 
            가루가 남은 성체가 있다면 다시 정성스렵게 모으기 위해서야. 
            모은 다음에 사제가 영하는거지.

* 분 도: 성체가 가루로 부스러질 수도 있나요?

* 신부님:그럼. 예수님 죽음과 부활의 상징으로 성체를 쪼개어 
             나눌 때 작은 성체가 생길 수 있지

* 분 도: 신부님. 그거 주방장 하려면 꽤 꼼꼼해야겠네요. 

* 신부님:그럼. 분도도 이 다음에 신부님이 되고 싶다고 했으니까 
             지금부터라도 밥 먹을 때 밥알
             한 톨 남기지 말고 먹어라.

* 분 도: 제가 밥그릇에 밥알 남겨서 늘 할머니께 
           꾸중 듣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 신부님: 그냥 해 본 예긴데!!!

◈ 홍문택신부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