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바오로 사도는 예루살렘 최고의 신학교에서 공부하던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었습니다.
그는 하느님에 관한 지식을 얻기 위하여 공부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학문은 반대의 결과를 초래하였습니다.
그의 학문은 그를 하느님과 하느님의 길에 관하여 무식한 자로 만들었습니다.
그의 학문은 오히려 길이요 진리이신 그리스도께 대하여 눈멀게 만들었습니다.
신학공부를 통하여, 바오로 사도는 고통, 겸손, 가난, 죽음 같은 것을
하느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으로, 하느님의 은혜를 받지 못하는 표시로 알았습니다.
그러므로 바오로 사도는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겸손하고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를
하느님께 버림받은 자, 거짓 예언자, 거짓 메시아로 여겼던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신학공부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에게 그러한 고통, 겸손,
가난, 그리고 죽음을 결코 허락치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였습니다.
바오로의 신학 수업은 바오로 사도의 사고력을 못쓰게 만들었으며
구속 교의의 중심이 되는 '십자가의 신비'의 빛을 보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예수님을 진리와 빛으로 바르게 인식하게 된 것은
그의 지적인 현명함 때문이 아니고 오히려 은총과 자기비하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리스도 신자들을 박해하기 위해,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서
바오로 사도는 청천벽력과 함께 말에서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땅에서 일어났을 때는 자신이 앞을 보지 못함을 알았습니다.
동료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아이처럼 다마스커스로 인도되어
간 바오로는 3일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완전한 어두움과 무력함 속에서 지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그리스도의 빛과 믿음의 은총을 받았던 것입니다.
이 체럼은 바오로 사도의 생애 중 가장 극적인 체험이었습니다.
이 체험을 통해 바오로 사도는 내심 깊이 큰 충격을 받았으며,
삶의 대전환을 가져오는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바오로 사도는 공부하기를 두려워 하였으며 인간의 지식을 믿지 않았습니다.
'한 번 불타면 두 번 무서워 한다.'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전의 바오로는 자신의 학문으로 인해 잘못된 방향으로 불타올라
스스로가 윤리적으로 완벽한 자라고 생각하여 대단히 자만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건을 체험한 이후로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윤리적 우월성에 대하여
매우 의심하고 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 바오로 사도는 "지식은 사람을 교만하게 만듭니다.
사람을 향상시켜 주는 것은 사랑입니다"(고린전 8,1)라고 서간에 기록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또 유력한 자들을 무력하게 하시려고 세상에서 보잘것 없느 사람들과 멸시받는 사람들
곧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그러니 인간으로서는 아무도 하느님 앞에서 자랑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고린전 1,27-29)라고
기록하기도 하셨습니다.
[소 아로이시오 몬시뇰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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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2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