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깨달음
부활의 깨달음  
막달라 여자 마리아는 놀란다.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이 치워졌기 때문이다.
한 순간에 그녀는 베드로에게 달려갔다.
"누군가 무덤에 손을 댔습니다.
주님을 꺼내갔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얼마나 놀랐을까.
베드로와 요한은 달음질쳐 무덤으로 갔다.
그리고는 스승의 수의만을 발견한다.
"이럴 수가, 시신이 없어지다니."
그들은 그때까지도 예수님의 부활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제자들의 대표였던 베드로다.
그런 그가 스승의 부활을 몰랐었다.
그도 처음엔 이랬는데 어찌 우리가
주님의 부활을 한눈에 알 수 있겠는가.
모르는 것이 정상이다.
별다른 느낌없이 부활 축일을 맞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우리는 노력할 뿐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신앙의 눈으로 받아들이려고 애쓰고 있을 뿐이다.
부활은 신비다.
이론과 지식과 설명만으로는 가까이 가는 데 한계가 있다.
부활은 교과서의 내용이 아닌 것이다.
은총을 통한 깨달음 없이는 부활 신비에 닿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한 순간에 믿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믿고 있다.
별다른 저항없이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믿고는 있지만 깨달음은 아닐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해야 부활의 깨달음에 닿을 수 있겠는가.
오늘의 복음에서 그 가르침을 찾아야 한다.
막달라 여자 마리아의 행동 속에 가르침이 숨어 있다.
그녀는 이른 새벽 예수님을 만나러 갔다.
죽었다고 믿어지지 않는 예수님이다.
어떻게 스승께서 그렇게 가실 수 있는가.
육신은 무덤 속에 있을지 몰라도 마음으론
결코 보낼 수 없는 주님이었다.
어떻게 만날 수 있는지는 따지지 않았다.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었다.
스승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그녀를 무덤으로 가게 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게 했던 것이다.
다음은 베드로와 요한이다.
그들 역시 예수님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기에 마리아의 말을 듣는 순간에 달려갔다.
숨을 헐떡이며 스승의 무덤 안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빈 무덤에서 그들이 무엇을 깨달았겠는가.
마리아의 애정과 제자들의 열의를 묵상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돌아간다면
누구나 새롭게 부활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여러 번 발현하신다.
무력감에 빠져 있던 제자들에게 힘을 주시기 위해서다.
의심 많은 제자를 위해서는
한번 더 발현하시는 애정을 보이셨다.
이제 그분은 우리에게도 오신다.
오셔서 우리 삶을 바꾸어주실 것이다.
그러니 마음에 새겨야 한다.
단죄하기 위해 오시는 것이 아니라
힘을 주기 위해 오신다는 사실을.
우리가 섬기는 분은 부활하신 예수님이지
무덤에 계신 분은 아닌 것이다.
부활절이 되었다.
무덤 속에 있던 교회는 이제 밖으로 나왔다.
우리 역시 그렇다.
그러니 부활의 은총을 믿고 밝게 걸어가야 한다.
처음으로 되돌아 가 기쁨으로 시작해야 한다.
부부는 처음 만났을 때의 열정으로
부모와 자녀 역시 처음의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무덤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신앙생활이 삶의 부담으로 여겨진다면 언제라도 무덤인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로 신앙의 본질은 기쁨이 되었다.
부활을 목격한 제자들은 이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분을 섬기는 사람에게 두려움과 불안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니 새 마음을 가지자,
새 마음이 부활의 첫 걸음인 것이다.
[신은근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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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6/20(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