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20(월)

야곱의 꿈   야곱의 꿈 이사악의 아들 야곱이 형 에사오의 노여움을 피해 어머니 리브가의 친정이 있던 하란 땅으로 몸을 피해기 위해 가고 있었다. 여행 도중에 날이 어두워져 한 곳에 이르러 야곱은 야숙을 하게 되는데 꿈을 꾸었다. 그 꿈 속에서 야곱은 땅에서 하늘에 닿는 층계가 있고 그 층계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을 보게 된다. 이 꿈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것은 인간의 의식세계를 보여 주는 것이다. 즉 영적 차원에서 물적 차원으로, 물적 차원에서 영적 차원으로 의식세계의 자유로운 내왕을 뜻하고 있다. 의식의 층계를 타고 내려오는 천사는 근원적으로 한 분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다양한 인간세계로 내려오는 것을, 반면 천사가 층계를 올라 가는 것은 인간세계로부터 근원적으로 한 분이신 하느님께 회귀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한 분이신 하느님에서 우주만물이 비롯되고, 그 쓰임은 무수히 변하여 다양한 세계를 이루지만 그 쓰임이 다할 때는 다시 한 분이신 그분께 돌아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우주만물은 한 분에서 비롯되나 결과는 그분께 돌아가게 됨으로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묘한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체계에도 연결 고리가 있다. 인간의 육신이 물질차원의 세계에서 그 삶을 다하고 먼지로 돌아갈 때, 인간의 존재가 먼지처럼 속세에서 흩어져 없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은 영원한 세계로 옮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 방법은 어떤 것인가? 우리의 육신과 영혼이 이 속세에 머물고 있을 때 하느님이 가르쳐 주신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우리 영혼에 천사의 날개를 달아 둠으로서 가능하다. 사랑의 실천 양태는 각자의 영격 높이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최상의 것은 우리의 행함이 극에 다달아, 행한다는 의식조차 끊어지고 마치 저절로 된 것인양 보이게 될 때, 우리의 영혼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천상에 이르는 층계를 한달음에 올라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야곱의 꿈에서본 사다리(층계)는 우리에게 속세와 하느님 나라가 둘이 아니고 하나의 세계임을 우리에게 암시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