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22(수)

마음을 다스리는 일   마음을 다스리는 일   사람의 마음속에는 늘 두 가지의 마음이 대립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선한 마음과 악한 마음, 부지런한 마음과 게으른 마음, 긍정적인 마음과 부정적인 마음, 소극적인 마음과 적극적인 마음… 그런데 우리가 이러한 마음의 대립을 다스리지 않고 그냥 두면 대체로 이기는 쪽은 항상 게으른 마음과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마음이 되게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해야 하겠습니다. 만일 우리가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지 않고 늘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간다면 우리는 항상 자신의 부정적이고 게으른 욕망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식사 전에 손 씻는 관습과 관련된 '조상들의 전통'에 관한 논쟁이야기입니다. 유다인들은 그들의 전통에 따라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어야 했습니다.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으면 율법을 어긴 것으로 간주하였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이 관습을 조상들의 전통이라 하여 완벽하게 지키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사야 예언서를 들어 그들을 꾸짖습니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있구나." 예수님은 당신의 반대자들이,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과 같은 사소한 규정을 사람들이 지키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날카롭게 관찰할 줄 알면서도, 또 그러한 규정을 지키는 데에는 그토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그러한 행위들이 생겨나는 근거요, 그렇기에 훨씬 더 중요한 사람들의 마음가짐에 대하여는 오히려 소홀히 하고 있음을 예리하게 지적하십니다. 마음속은 악한 것으로 가득 차 있는데도, 그것을 보지도 못하고 닦으려고도 하지 않는 그들의 어리석음을 신랄하게 비판하시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입니다. 우리의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다면 우리의 행위 역시 깨끗할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의 행위가 깨끗해지기 위해서 우리는 먼저 우리의 마음을 깨끗이 씻는 연습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을 씻는 일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씻어야 할 것들을 나열하십니다. 음행, 도둑질, 살인, 간음, 탐욕, 악의, 사기, 방탕, 시기, 중상, 교만, 어리석음. 이것들을 다 씻어내야 하는가? 아니, 다 씻어낼 수 있겠는가? 힘든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작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도움의 은총이 있기 때문이지요. 하느님은 우리에게 성한 몸과 깨끗한 영혼을 주셨습니다. 끝까지 간직해야 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육체는 매일 깨끗이 하면서 영혼의 더러움은 방치하고 있다면 곤란한 일입니다. 음식을 먹기 전 유다인들은 철저하게 손을 씻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성체를 모시기 전 영혼의 깨끗함을 되찾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음을 다스리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그대로 두게 되면 우리의 신앙 역시 나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고은락 신부/의림동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