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21(화)

이끼 덤불 속의 은방울 꽃다발을 보자   이끼 덤불 속의 은방울 꽃다발을 보자. 그 색갈, 보드라운 느낌, 감미로운 향기, 이것은 일차원적, 감각적 차원의 느낌으로 다른 동물들도 이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이보다 고차원적인 것은 생각(이차원)이다. 이 작은 꽃은 살아 있다. 생명이란 무엇일까? 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 이 꽃에 영양을 주고 지탱시킨, 흙, 생기를 주는 대기, 색갈을 주는 햇빛, 계절의 리듬과 별들의 속도들이 얼마나 신비롭게 공모했을까? 전 우주가 내가 감히 짐작하지도 못할 만큼 수많은 고리로 연결되어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요소가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는 보이지 않으며 이토록 신비한 우아함을 지니고 내 앞에 있는 이 아름다움은 스스로를 인식하지 못한다. 내 안에 여러 생각들을 불러 일으키지만 이 꽃에게는 생명이 없다. 나에게 애정을 일으키는 이 작은 꽃에게는 사랑이란게 없다. 이 걸작은 맹목적이다. 그러나 이 꽃 안에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은 이 꽃을 만드신 분의 지성을 드러내고 있다. 하느님의 생각이 이꽃으로 화한 것이며 창조의 애정이 이 작은 꽃을 굽어 보고 있다. 하느님은 이 꽃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 일시적인 경이로움은 일차적 아름다움의 한 줄기 빛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여기서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3차원의 단계에 들어서게 된다. 우리의 이성은 그 존재를 인식하지만 그분을 꿰뚫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을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는 초자연적 차원의 문턱에 이르렀다. 신앙을 통해서 바라보면 이 작은 꽃은 삼위일체의 흔적처럼 보인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이 꽃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은 이 단계에서 끝난다. 우리는 한 차원에서 다른 차원에 도달하면서 이 꽃의 성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우리는 이꽃과 관계되는 모든 것, 주변에서 꽃이 피는 데 참여한 모든 것, 이 꽃이 지님 모든 상호의존 관계, 그리고 그것이 암시하는 바를 느끼게 되고 마침내 우리는 이 꽃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얼마나 놀아운 존경과 경외와 자비를 담은 사랑인가! [모리스 젱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