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20(월)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격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격     어떤 신부님이 본당 뒷산에 있는 밤나무가 너무 촘촘히 들어서서 몇 그루의 밤나무를 솎아 내었다. 그랬더니 군청에서 "왜 벌채 허가도 없이 나무를 베었느냐?"고 시비를 걸어 왔다. 신부님은 너무도 어이가 없어, 군수를 만나 밤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있도록 몇 그루 솎아 낸 것을 가지고 벌채 허가 운운하며 시비를 걸어서야 되겠느냐고 하면서 "그렇게 꽉 막힌 사람이 어떻게 공무원 노릇을 제대로 하겠느냐?"고 항의했더니 군수가 사과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모든 법은 그 법의 근본 취지를 모르면, '나무는 보되, 숲을 보지 못하는' 잘못을 저지르기 십상이다. 예수님은 "나는 율법을 없애러 오지 않고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고 하셨다. 신자 생활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최소한의 신자 의무만 하려 할 때, 법적으로는 완전한 신자일지 모르지만 하느님의 성령께서 그 사람 안에 살아 활동하시는 참 생명력은 시들고 말 것이다. 율법주의적인 자세로 살면 이혼은 하지 않을지 몰라도, 최선을 다해 서로에게 다가서는 참사랑을 실천하며 살지는 못할 것이다. 예수님께서 율법주의를 배척하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아야 하겠다. [유영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