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6/18(토)

인내로서의 희망   인내로서의 희망 희망의 모체는 인내이다. 불란스의 작가 시몬느 베이유는 자기 노트에 "희망을 가지고 인내롭게 기다리는 것이 영적 생활의 기반이다"라고 기록하였다. 인내가 없는 희망은 막연한 바람으로 전락하고 만다. '인내'라는 단어는 'patience'는 '고통받는다'는 뜻을 가신 'patior'라는 말에서 나온 것이다. 예수님이 약속하신 첫 번째 사실은 고통이었다.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울며 슬퍼하겠지만~~ 그리고 너희는 근심에 잠길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 고통을 산고와 같은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기에 처음에는 방해물로 보이던 것이 곧 길이 되고. 벽처럼 보이던 것이 문이 되며, 맞지 않는 것같던 돌덩이가 머릿돌이 된다. 예수님은 우리의 역사를 일련의 슬픈 사건이나 우연한 사고가 아닌 항상 새로운 결심을 할 수 있는 기회로 바꾸어 놓으셨다. 따라서 인내롭게 기다린다는 것은 우리의 눈물과 흐느낌이 약속된 기쁨의 날을 맞기 위해 겪어야 할 마음의 정화작업이 되게 한다. 몇년 전에 나는 노틀담 대학의 한 노 교수를 만난적이 있다. 그는 오랫동안의 교직 생활을 되돌아 보며 미소를 머금고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늘 내 일을 못하게 방해 받아 왔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 방해라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 만든 것이 였습니다. 그러한 현실은 곧 삶에서 일어나는 전환이다. 다시 말하면 우연히 일어나는 많은 사건은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 마음을 가다듬어, 오시는 하느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시는 길이란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유혹은 권태와 원한을 품는 것이다. 잘 세워 놓은 계획이 불순한 일기로 허물어 졌을 때, 평탄하던 장래가 질병이나 우연한 불행으로 중단되었을 때, 잔잔하던 마음이 내면의 갈등으로 갈등으로 흐트려졌을 때, 평화를 바라는 염원이 새로운 전쟁으로 무산되었을 때, 안정된 정부가 지도자들의 끊임없는 교체로 흔들렸을 때, 그리고 영원을 향하는 우리의 갈망이 죽음으로 좌절되고 말 때, 우리는 모두 심신을 마비시키는 퀀태감이나 파괴적인 원한의 감정에로 빠져들기 쉽다. 그러나 인내는 희망을 성장시킨다는 것을 믿게 될 때, 운명이라고 믿었던 것을 천직으로 바꿀 수 있고, 아픈 상처를 더 깊은 이해를 복돋아 주는 기회로 승화시킬 수 있으며, 슬픔을 기쁨의 원천으로 돌릴 수 있다.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어느날 그는 치명적인 혈액암인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고 모든 생활이 급정거를 하게 되었다. 일생동안 세워 놓았던 모든 계획과 생활방식이 일시에 무너지고 말았다. 그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난단 말인가?" "내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런 운명을 맞게 되는가?"하는 질문을 되풀이 하다가 마침내 서서히 "이런 일이 일어난 이면에는 어떤 약속이 숨어 있는게 아닌가?"하고 묻기 시작하였다. 그의 반항이 하나의 새로운 추구로 변했을 때, 그는 다른 암 환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느꼈으며 그의 병을 정면으로 받아 들임으로써 고통을 오히려 이웃을 위한 치유와 위안의 계기로 승화시켰다. 지금까지 그는 어느 성직자 못지 않게 암환자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에 알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삶을 재발견하였다. [고독/H.뉴엔 지음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