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司祭)


나는 천상의 빵을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싶었습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손이지만 
이 손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주고 싶었습니다. 

매일매일 나의 죄로 더렵혀진 손이지만  
이 손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건네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이 더러운 손으로 어떻게 하느님의 생명을  
전해줄 수 있을까 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의 피로써 깨끗해지지 않을  것이
없음을 알고 부끄러이 나의 두 손을 내밀었습니다. 

앞으로 손바닥이 닳도록 깨끗하게 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빌 때의 아픔은 크겠지만  한 조각의 밀떡 만으로 그 위로가 충분합니다. 
아픔으로 손바닥의 지문이 사라질때 깨끗한 성반처럼 천상의 빵을 
담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손이지만 
이 손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 들꽃마을 최비오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