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처럼 살았습니다

개처럼 살았습니다. 
사람처럼 살지 않고 개처럼 살았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처럼 살지 않고 이방인처럼 살았습니다.

당신은 저에게 풍성한 은총을 주셨습니다.
제 밥상에는 늘 음식이 가득했고,
제가 말하는 대로 모든 게 이루어졌으며,
저에게 딱 맞는 협조자도 주셨습니다.

그런데도 전 당신에게 투덜거렸습니다.
“주님, 당신은 왜 저에게 부스러기만한 은총을 주셨습니까?
저는 왜 이렇게 지지리 복도 없습니까?
자식까지 병들어 속을 썩이니 저는 어찌 삽니까?”

그러나 당신께서 베푸시는 부스러기만한 은총으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모든 게 기적입니다.
그 기적은 믿음에서 출발합니다.

당신께서 베푸시는 작은 은총에도 
딸이 낳으리라고 믿었던 이방인 여인처럼 
당신의 사랑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불신은 마귀입니다.
믿지 못하는 게 병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이방인 여인의 믿음을 보시고, 
딸의 병을 낫게 해 주셨습니다.
당신은 그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그렇게 말하니, 가 보아라. 
마귀가 이미 네 딸에게서 나갔다.”

- 손용환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