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사랑으로 하느님과 함께 하는 존재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 일렀으니 대체 무엇을 사랑한다는 것이오니까?
그것은 몸의 고움이 아닙니다. 때의 아름다움이 아닙니다.
이 눈에 즐거운 빛살의 흼이 아니요, 온갖 노래의 달콤한 가락도 아니요,
꽃과 향유와 향료의 꽃다운 내음도 아닙니다. 만나와 꿀도 아닙니다.
안아서 흐뭇한 몸뚱이도 아닙니다.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다 할 제, 이런 따위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오이다.

하오나 그 어느 빛, 그 어느 소리, 그 어느 음식과 포옹을
내가 사랑하고 있사오니 이는 곧 내가 하느님을 사랑할 때입니다.
나의 속에 있는 인간의 빛과 소리와 향내와 음식과 그리고 포옹,
내 영혼에 공간이 담지 못하는 것이 비치고, 시간이 앗아 갈 수 없는 것이 소리하고,
불어도 흩어지지 않는 것이 향내를 뿜고, 먹어도 줄지 않는 것이 맛나고,
흐뭇해도 풀려나지 않는 것이 부등키는 이것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할 때 내가 사랑하는 것입니다.
 
(고백록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