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저를 나무라지 마시고,
저를 매질하지 마시옵소서, 기도하나이다.
왜냐하면 저는 무덤 속 같은 어둠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의 살아있는 말씀들의 물결은
저의 영혼 속에서는
좀체로 들어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거친 흥분이
제 눈의 창을 어둡게 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이 땅의 세계는 제게 너무나 좁고
저는 당신에게 나아가기를 두려워하며
죄많은 노래 소리로
자주 제가 기도드리는 신은
당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기적의 불꽃을 꺼 주시고
이 모든 것을 다 태워버리는 불을 꺼주시고
제 가슴을 돌이 되게 해주시고
저의 굶주린 시선을 금해주시옵소서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
기도드리나이다.
저 무서운 시의 갈증으로부터
저를 자유롭게 해 주소서
그 때 저는 구원의 좁을 길 위에서
다시 당신께 돌아가리다.

- 미하일 레르몬토프